유승민 "때 기다리겠다" 당대표 불출마…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1-31 10:21:45
"폭정 막고 민주공화정 지키겠다…시민과 함께할것"
당선 확률 희박…나경원 논란에 비윤 상징성도 잃어
劉지지 표심 향배 주목…金·安 득실 관측 엇갈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31일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며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고 다짐했다.
유 전 의원은 "폭정을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며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당권 도전을 포기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룰이 당원투표 100%로 바뀌면서 현실적으로 유 전 의원이 승리할 확률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유 전 의원은 한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양강인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30~40%대를 기록하는 것과는 격차가 크다.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친윤계에 맞서 갈등을 빚다 불출마하는 과정에서 유 전 의원이 비윤계 주자의 상징성을 잃은 것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나 전 의원에 이어 유 전 의원까지 출마를 포기하면서 당권 레이스는 김·안 의원의 양당 대결 구도로 압축됐다. 유 전 의원은 당선 가능성은 낮지만 판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고정표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리얼미터가 당 지지층 대상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유 전 의원은 8.8%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40.0%, 안 의원은 33.9%였다.
유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당권 경쟁의 막판 변수로 꼽혀온 이유다. 그런 다크호스가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그를 지지했던 표심이 어디로 쏠리느냐가 관심사가 됐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야당 만큼 강하게 비판해 '반윤계' 대표로 분류된다. 당 주류인 친윤계는 그를 "동지가 아닌 적"으로 몰아세우며 탈당도 요구한 바 있다. '유승민 표심'이 아무래도 친윤계인 김 의원보다 안 의원에게 더 쏠릴 수 있다는 얘기다.
비윤계 표를 일정 부분 차지하고 있던 유 전 의원이 빠지면서 안 의원으로선 지지율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연구소장은 "안 의원이 앞으로 흡수할 수 있는 비윤계 표심의 10%~15%를 유 전 의원이 가져갈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이 등판하지 않으면 10%~15%가 안 의원 몫이 될 수 있다.
유 전 의원이 빠지면 김 의원이 득을 볼 것이라는 반론도 적잖다. 친윤계 김 의원이 대세론을 굳힐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초선 의원은 "비윤계 마지막 카드였던 유 전 의원까지 출마를 포기해 '윤심(윤석열 대통령) 전대' 분위기가 확 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원들이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끝내자'며 결집해 김 의원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친윤계는 유 전 의원 불출마 시 김 의원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승리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본다.
리얼미터 조사는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5, 26일 전국 성인 1009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2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8%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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