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옛 미월드 부지 '레지던스' 재추진…소공원 대체부지 확보가 관건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 2023-01-18 16:06:19

시행사, 지난해 부산시 건축위원회 사실상 부결에 건립안 재신청
공원委 앞선 의견 취합과정서 '공원대체 부지 미확보' 발목 잡혀

부산 수영구 '옛 미월드 부지'인 민락유원지에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이 올들어 재추진되고 있으나, 주민들 반발에다 인근 공원 대체 부지 미확보로 막다른 길에 내몰렸다.

지난해 10월 부산시 건축위원회 심의 당시 사실상 부결된 데 따라 시행사는 계획안 명칭을 아예 숙박시설에서 '생활형숙박시설'로 변경해 재신청했으나, 향후 험로가 예상된다. 

▲ 광안리 옛 미월드 부지에 추진되는 레지던스 투시도 [티아이부산PFV 제공]

18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시청 공원정비팀은 특수목적법인 티아이부산PFV가 제출한 민락유원지 조성계획 변경결정안에 대한 관계 부서 의견을 지난 13일까지 취합했다. 지난해 시행사가 숙박시설 건립안을 '호텔'에서 '생활숙박시설'로 변경하면서 건축면적을 일정 부분 줄이는 형식으로 재신청한 데 따른 조치다.

시는 관련 19개 부서 의견을 바탕으로 다음 달 공원위원회를 열어 조성계획 변경결정안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승인 시에는 건축심의 절차에 다시 돌입하게 되는데, 관할 지자체를 포함해 관련부서 한 군데라도 반대하면, 공원위원회 자체를 열 수가 없다. 

이와 관련, 인근지역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이미 결론이 난 사안에 대해 다시 심의 절차에 돌입하는 자체가 특혜라며 대통령실과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당시 상황과 변한게 있다면, 부산시 건축주택국장이 바뀐 것밖에 없다며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관할 수영구청과 몇몇 부서에서 지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숙박시설 예정지 인근) 무궁화동산의 대체 부지 미확보 등의 문제점을 들어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해 10월 건축위원회 심의를 열어 티아이부산PFV의 민락유원지 생활숙박시설 건축계획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숙박시설에 개별 취사 시설 설치를 전면 제한하면서, 사실상 레지던스 건립은 물 건너갔다는 얘기들이 나돌았다.

실제로 당시 부산시 건축위원회 관계자는 "(2013년 해당 부지에 숙박시설을 허용한 사정을 감안할 때) 철저하게 생활형 숙박시설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공표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부산시가 미월드 폐장 당시인 2013년 3월 민락유원지 조성계획 중 유희·편익·조경 시설을 폐지하고, 휴양시설(호텔)을 포함시킨 것을 상기시킨 얘기였다. 

궁지에 몰린 시행사는 결국 숙박시설 조성계획의 틀 자체를 10년 전 부산시의 민락유원지 계획안을 벗어난 구도로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으나, 무궁화동산의 대체 부지 확보가 향후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4년 개장된 '미월드' 일대는 당초 공원 부지였으나, 2007년 호텔 등이 들어설 수 있는 '유원지'로 도시계획이 변경됐다. 놀이공원 옆에 아파트가 허가 나면서 소음 민원에 부딪혔고, 결국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조건으로 절충점을 찾는 과정에서 이뤄진 보상 차원이었다.

도시계획 변경 다음 해인 2008년 이곳을 인수한 특수목적법인 지엘시티건설은 특급호텔과 분양형 숙박시설(레지던스) 건립을 추진, 2013년 부산시로부터 허가를 받아놓고도 6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조달하지 못한 채 사업주가 구속되며 몰락했다.

이후 이곳을 매입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연금재단은 2018년 5월 채권 회수 목적으로 공매를 통해 875억 원에 낙찰받은 뒤 2019년 7월 티아이부산PFV에 1100억 원을 받고 매각한 바 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