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인사이트] 치솟던 환율·금리는 왜 하락했을까

UPI뉴스

| 2022-11-18 07:38:06

세상이 갑자기 변했다. 1500원을 바라보던 원·달러환율이 130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고, 4.5%를 넘었던 금리도 4% 밑으로 내려왔다.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정도가 더 심해서 3.7%가 됐다. 그 영향으로 코스피도 한때 2500을 바라보는 지점까지 올라왔다. 한달 전에 많은 사람을 공포에 떨게 했던 그 금리와 환율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가격변수 급변은 정책과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본격화하면서 연초 -3%p였던 미국과 다른 선진국간 금리 차이가 9월에 플러스로 변했다. 그만큼 미국 금리가 다른 나라보다 높아진 건데, 금리 상승이 강한 달러를 이끌었다. 유럽이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몸살을 앓는 사이 미국 경제가 양호한 흐름을 계속한 것도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최근 이 구도가 바뀌고 있다. 2023년 1분기에 미국이 금리 인상사이클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종 금리 수준은 5% 부근이 될 걸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 2분기까지도 금리 인상을 계속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유럽의 기준금리 차이가 줄어 달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끝나게 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과 다른 선진국간 경제 격차도 줄어들 것이다. 겨울이 지나면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완화되는 반면 미국은 긴축의 영향으로 경기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다. 경제 격차 축소는 달러를 약하게 하는 반면 유로화는 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얼마나 올리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사이 시장 금리가 조용히 하락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이제 금리 인상속도보다 최종 금리 수준과 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상이 끝난 후 상당기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테니 이에 대비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의 폭이 크지 않고, 인상을 하더라도 영향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는다. 연준의 태도 변화는 한국은행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폭이 당초보다 낮아지고, 정책 방향도 금리 인상 속도에서 금리 수준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금리와 환율 안정 덕분에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올랐다. 경기 침체는 물론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까지 이겨내고 주가가 오른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그만큼 악재를 이겨내는 힘이 강해졌다는 의미인데, 이 힘이 상승 동력으로 바뀌면서 상승을 이끌었다. 주가가 더 이상 내려가지 않을 거란 기대가 다른 어떤 것보다 투자 심리 안정에 도움을 줬다. 

가득 차면 기울고, 모자라면 채워지는 게 세상 이치다. 주가가 오르고, 금리와 환율이 떨어지는 최근 상황이 그렇다. 원화 환율이 최대점까지 오르고 주가가 더 이상 내려가기 힘든 지점에 도달하면서 너무 모자라는 상황이 됐다. 그 반작용으로 모자란 부분을 채우려는 시도가 가격변수의 변화로 나타난 것이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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