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러 지원시 대가 치를 것" vs 시진핑 "제재로 인민 고통"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2-03-19 10:47:12
中 "미,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 매우 위험"
북한 ICBM 시험 발사 등 한반도 문제 언급 안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중국 정상 간의 첫 통화에서 의견 대립이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무차별적 제재는 인민에게 고통이라며 중국의 독립적 결정이라고 맞섰다.
백악관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18일(현지시간) 상황실에서 오전 9시3분부터 10시53분까지 110분동안 화상 통화를 했다. 이날 통화는 지난 14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간 고위급 회담에 이은 정상 간 첫 통화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통화는 러시아의 정당한 이유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초점을 뒀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파트너의 위기에 대한 관점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도시와 민간인을 잔혹하게 공격하는 러시아를 물질적으로 지원할 경우 결과와 영향을 묘사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중 관계만이 아니라 더 넓은 세계에서도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대가를 말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가짜 깃발 작전의 구실로 우크라이나 내 생화학무기에 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는 우려를 시 주석에게 전달했다.
중국은 러시아 지원에 대해 독립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주석은 이날 미국이 주도한 국제 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이 "전면적이고 무차별적인 제재는 인민을 고통스럽게 할 뿐"이라고 지적하며 "각국이 코로나19와 싸우며 경제를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제재로 인한 세계경제 손실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제제가) 심화하면 세계 경제, 무역, 금융, 에너지, 식품, 산업, 공급망에 심각한 위기를 촉발해 이미 쇠약한 세계 경제를 손상하고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이 국제법과 보편적인 기본적 국제 관계 규범을 지지하고 유엔 헌장을 준수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공동의 포괄적이고 협력적이며 지속 가능한 안보 비전을 장려한다며 이런 원칙이 중국의 우크라이나 접근법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위기는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항상 평화를 옹호하고 전쟁을 반대한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내재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당사자는 대화와 협상이 결실을 이루고 평화로 이어지도록 공동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시 우크라이나 위기의 핵심을 해결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의 안보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러시아와 대화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후 브리핑에서 "러시아와 보조를 맞추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내주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방문에서도 논의될 것"이라며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며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화에 앞서 미·중 고위당국자들은 언론을 통한 신경전도 있었다.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CNN, NBC 등 인터뷰에서 "중국은 역사의 옳은 편에 서야 한다"라며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 종식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익명의 중국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은 미국의 위협과 강압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의 이해관계를 해치는 조치를 취할 경우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도 냈다.
이날 통화에서는 시 주석이 대만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CCTV는 시 주석은 "미국 일부 인사들이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대만 문제가 잘못 처리되면 중미 관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미국은 일방적인 현 상태의 변화에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이날 통화에서 양국의 경쟁을 관리하기 위해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의 중요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번 통화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됐으나 양측 발표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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