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 암각화' 생존 최적방안은 수문 설치…관건은 식수 확보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 2022-03-17 22:56:43

울산시, 사연댐 수문설치 '타당성 조사 용역' 공개
사연댐에 수문 3개 설치하면 수위 60 → 52.2m
작년 정부 결정안과 동일…운문댐 물 분배가 관건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살리기 위한 사연댐 수문 설치 계획이 9개월에 걸친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수치상으로 입증돼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수문을 설치할 경우 하루 4만9000톤이나 감소하는 울산지역 먹는 물 부족 문제가 제기된다는 점에서, 향후 대통령 직속 산하기관인 낙동강통합물관리위원회의 조정 능력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시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연댐 수문 설치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핵심 골자는 사연댐에 3개의 수문을 설치하는 것이 반구대 암각화를 지키는 최적의 방안이란 것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안전한 물 관리를 통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에서 제시된 사연댐 수문설치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환경부·문화재청 등 정부 부처는 지난해 10월 29일 열린 김부겸 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2025년까지 사연댐 수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당시 결정된 계획 또한 이번 용역에서 제시한 최적의 방안(폭 15m 높이 6m 수문 3개)과 똑같다.

지난 1971년 12월 확인된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는 인류 최초의 고래잡이 활동 등 선사시대 생활상을 담고 있는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역사유적이다. 신석기 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300여 점의 그림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 암각화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사연댐 상류 저수구역 안에 위치해 있어, 많은 비만 내리면 물에 잠겨 훼손된다는 점이다. 문화재 훼손이라는 지적에 그동안 갖가지 보존 방안이 제시됐지만, 주변 경관 훼손과 식수 확보 문제 등으로 해결점을 찾지 못해 왔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의 영구적인 보존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 5월 사연댐 수문 설치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해당 연구에는 울산시뿐만 아니라 환경부, 국토교통부, 문화재청, 한국수자원공사가 함께 참여했다. 수문 설치에 따른 침수시간 감소, 사연댐 수위 조절 전후의 용수 공급량, 수문 설치에 따른 방류가 주변에 미치는 영향, 사업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연구 과정에서 △사연댐 여수로에 3개의 수문 설치 △같은 곳에 1개의 수문 설치 △수문 설치 없이 여수로 높이 조절 의 3가지 방안이 검토됐다.

용역에서 제시된 최적의 방안은 '사연댐 여수로 47m 지점에 폭 15m 높이 7.3m의 수문 3개를 설치하는 방안'이다.

수문 3개 설치하면 현재 연평균 침수 42일→1시간으로 단축 
공사비 796억 예상…암각화 보존·맑은물 공급 동시해결 과제

3개의 수문을 설치할 경우, 현재 60m인 사연댐 여수로 수위가 52.2m로 낮아져 53m 높이에 위치한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집중호우로 물 유입량이 늘어 댐이 만수위 이상으로 높아질 때는 수문을 개방해 암각화 침수를 예방하게 된다.  

이 방안에 따르면, 반구대 암각화의 연평균 침수시간은 1시간 이내로 단축된다. 200년 빈도로 발생하는 극심한 홍수에도 완전 침수를 피할 수 있고(전면부 60% 침수), 침수시간이 최대 18시간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댐이 없는 자연 상태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반구대 암각화의 연평균 침수기간이 1~5개월이었던 것에 비해, 침수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는 결과다.  반구대 암각화 연평균 침수기간은 2005~2013년에는 151일, 2014~2020년(사연댐 수위 60m→53m 조절 후) 42일이었다.

공사비는 약 576억 원으로 추정되며, 댐 안전성 사업과 함께 시행할 경우 796억 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3개의 수문이 설치되면, 사연댐의 용수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야기한다.

예상 용수공급량은 하루 13만1000㎥로, 계획량 18만㎥와 비교하면 4.9만㎥가 줄어들게 된다. 현재 사연댐 수위를 53m로 조절된 상황에서 용수공급량은 15만㎥ 수준이다.

또 200년 만의 홍수 등으로 수문을 통해 일시적으로 방류량이 늘어날 경우, 태화강 하류의 수위가 약 2㎝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시는 이번 연구 내용을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제공, '낙동강 유역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 용역'(2022년 5월~2022년 11월)과 '태화강 하천기본계획'(2019년 6월~2022년 5월)에 반영토록 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6월 낙동강통합물관리위원회(공동위원장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진애 인제대 교수)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청도 운문댐 물 공급을 의결한 바 있다. 

이번 연구결과가 '낙동강 유역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계획에 반영되면, 운문댐 물의 울산공급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연구로 수문설치를 통한 암각화 보존대책이 증명된 만큼, 2025년 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울산시는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울산 맑은 물 공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과제로, 동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중앙부처와 잘 협력해 시민이 기대하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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