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파업전야…추석 앞두고 1000만 시민 발 묶이나

김명일

terry@kpinews.kr | 2021-09-13 11:38:50

1500여 명 구조조정 두고 노사 '강 대 강'
13일 6번째 본교섭서 '극적 타결' 희망감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 14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조 측과 공사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이동량이 많아진 때여서 교통 대란 우려가 높다. 서울교통공사는 수도권전철 1-8호선과 9호선 일부를 운행한다.

노사는 지난 9일부터 5차례에 걸쳐 본교섭을 열었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 측은 13일 오후 6번째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 서울지하철 7호선 군자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김명일 기자]


가장 큰 쟁점은 구조조정이다. 공사 측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 후 노조는 지난달 17-20일 조합원 쟁의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재적인원 1만859명 중 9963명이 참여해 찬성 81.6%(8132명)와 반대 17.1%(1712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달 24일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사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두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사측의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다"고 12일 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물러서지 않는 공사…오세훈 시장 의지 반영

공사 측은 누적된 적자, 노후시설 투자 등 현안이 급박해 구조조정을 철회할 수 없으며, 정부 지원이 절실할 정도로 위기라는 입장이다.

2017년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병해 서울교통공사가 설립됐다.

공사는 이후 2019년까지 매년 5000억 원대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는 당기순손실 1조1137억 원을 기록해 처음 적자 규모가 1조 원 대에 올랐다. 코로나19 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실행으로 수송 인원이 크게 감소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공사와 서울시는 1월부터 '재정 정상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자구안을 마련했다. 자구안은 임금 동결, 복지 축소 및 직원 1539명을 감축하는 안이 담겼다. 전 직원 1만6700여 명 중 10% 정도를 줄이는 것이다. 또 일부 업무를 위탁으로 전환하고 심야 연장운행을 폐지하도록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취임 후 "서울교통공사의 적자가 누적됐는데 경영합리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구조조정을 독려했다. 당초 공사 측은 1000명 구조조정안을 제시했지만, 오 시장은 더 강력한 자구안이 필요하다며 인력을 추가로 줄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또 보유 자산인 △사당역 인근 부지 △창동 차량기지 부지 △용산 4구역 보유자산 등을 매각할 예정이다. 역명 병기 형태로 역 이름을 유상 판매하고, 공사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는 등 수익 창출에도 나섰다. 공사의 재정 위기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예다.

어느 때보다 '시민의 발'이 절실한 추석 연휴 전 주에 양 측의 '강 대 강' 대결로 시민들이 가장 큰 위기에 몰리고 있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