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20대 기자가 겪은 코로나 백신 이상반응·후유증
전문가 "근육통, 미열, 얼굴 부기 모두 예상되는 이상 반응"▲ 8월 18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부민병원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뉴시스] 기자는 만 27세의 건강한 군필 남자다. 기저질환은 물론 알레르기도 없고 운동을 좋아한다. 8월 10일 서울 은평구 구파발 역 부근 이비인후과에 화이자 접종을 예약했다. 걱정은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화이자 1차 접종 후엔 대체로 큰 후유증이 없다고 했다.
3주 후 8월 31일 오전 11시 화이자 1차 백신을 맞았다. 병원에서는 코로나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정보와 대응법이 설명된 안내문을 챙겨줬다. 첫 날은 문제가 없었다. 맞은 부위가 뻐근한 정도였다. 열이 나거나 몸살기는 전혀 없었다.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며 '별거 아니네'라고 생각했다. 이전에도 독감 백신, 간염 백신을 맞아봤지만 특별한 후유증을 경험한 적은 없었다.
둘째 날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침에 부쩍 무거워진 몸을 겨우 일으켰다. 몸살이 난 것 같았다. 미열도 있었다. 체온계로 온도를 재보니 37.1도로 약간의 열이 났다. 얼굴도 살짝 부었다. 평소 얼굴이 잘 붓지 않는 편이라 긴장이 됐다. 화이자 백신 접종 뒤 근육통, 미열 등은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얼굴의 부기는 드물게 나타나는 이상 반응이다.
해열제를 복용해 열은 내렸지만 몸살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밥맛도 없었지만 약을 먹기 위해 억지로 꾸역꾸역 먹었다. 저녁부터는 두통이 시작됐다. 두통은 점점 심해져 약을 복용해도 사라지지 않았다. 두통은 백신 접종 뒤 2~3일 이내 사라지는 증상이니 참아보기로 했다.
빨리 잠에 들기 위해 침대에 몸을 뉘였지만 문득 공포감이 찾아왔다. 백신을 맞고 쓰러지거나 목숨을 잃었다는 사례들이 갑자기 떠올랐다.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고, 아침에 눈을 뜨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백신 휴가로 하루 쉰 뒤 접종 셋째날인 9월 2일 회사에 출근했다.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그나마 두통은 사라졌다. 회사에 출근하니 "괜찮아? 얼굴이 많이 부었는데?"라며 선배가 걱정의 눈길을 보냈다.
▲2일 오전 기자가 직접 작성한 '코로나(COVID-19)백신 예방접종 후 건강상태 확인하기' 설문결과. 두통/관절통/근육통, 알레르기 등 주요 이상 반응이 2건 있다. 이날 오전 질병관리청에서 카카오톡 메시지가 날아왔다. '1차 이상 반응 신고 안내'였다. 이상 반응들을 체크하니 '부기가 있는 경우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것'이라는 안내문구가 나왔다. 증상이 오래가면 병원을 찾아가라고 했다.
또다른 증상은 정신이 흐릿하고 아득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었다.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백신 후유증을 검색해 보니 '브레인포그(brain fog)'라는 후유증도 있다고 한다.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것이다. 어찌어찌 하루를 보냈지만 일을 하기가 버거웠다.
9월 3일, 4일 차에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몸이 무겁고 얼굴이 부어있었다. 가끔씩 가슴이 뻐근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30세 이하 접종자에게서 드물게 나타나는 '심근염'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계속해서 해열제를 먹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이날은 결국 점심을 먹고 난 뒤 재택근무를 해야 했다.
9월 4일, 5일 차에는 병원 문을 열자마자 내과를 찾았다. 의사에게 그 동안 있었던 증상들을 설명하니 의사는 "근육통과 미열은 정상적인 면역반응으로 볼 수 있으나 부기는 알레르기 반응으로 보인다. 처방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증상이 계속되면 한번 더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는 항히스타민제와 해열제를 처방했다.
약을 복용하니 증상이 완화되기 시작했다. 얼굴 부기도 줄고 몸도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주말 약속들을 전부 취소했다. 항히스타민제는 복용하면 졸음이 쏟아지기 때문에 잠으로 주말을 보내야했다.
9월 6일, 백신을 접종한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지만 가슴 통증과 얼굴의 부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주변에서도 증상이 너무 오래가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기 시작했다. 다음날인 9월 7일에서야 가슴 통증과 부기 등이 더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화이자는 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이다. 인체가 스스로 항원 단백질을 만들어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mRNA를 지질나노입자 안에 넣어 전달하는 방식이다. 1차에서는 '설계도'를 주입하는 형식이라 면역 반응이 크게 안 나타나고 2차에 좀 더 큰 반응이 나타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mRNA 백신은 2차 접종에서 이상 반응 신고율이 더 높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코로나19 예방접종 4204만 8131건 중 이상 반응이 신고된 건수는 17만 1159건으로, 0.41%다. 기자가 접종한 화이자 백신의 신고율은 0.31%(1차 0.27%, 2차 0.37%)로 2차가 0.1%p 높다. 같은 mRNA 백신인 모더나도 신고율이 0.51%(1차 0.47%, 2차 1.98%)로 2차가 1.51%p 더 높다.
1차 접종의 후유증은 그렇게 일주일 지속됐다. 병원을 찾아 처방을 받은 뒤 나아지긴 했지만 걱정은 여전하다. 2차 접종의 후유증은 더 심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전문가들은 근육통과 미열과 같은 반응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기자가 겪은 알레르기 반응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화이자의 경우 2차가 좀 더 힘든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1차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 경우"라며 "그러나 대부분의 이상 반응은 치명적이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며 후유증도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관리청에서는 근육통, 미열과 같은 반응과 얼굴의 부기 등 알레르기 반응도 예상되는 이상 반응으로 분류한다.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라서 부작용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다만 1차를 맞고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게 나타나는 이들은 1차와 동일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했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정보와 대응방법은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홈페이지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지침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2차 접종은 10월 12일로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