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빠른 옵션 주세요"…소비자·업계 발목잡는 車반도체 대란

김혜란

khr@kpinews.kr | 2021-09-03 11:01:45

소비자, 인도 지연에 '발동동'…현대차는 판매감소 역성장
"내년에나 정상화…수요 많아 판매량은 금방 회복할 것"

"옵션을 많이 하시면 차가 내년에 나올 수도 있어요. 최소 조합으로만 하세요."

▲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외관 모습. [UPI뉴스 자료사진]

전 세계 완성차 업계를 덮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신차 구매를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의 경우 일부 옵션을 빼면 출고 시점을 앞당겨주는 '마이너스 옵션'까지 도입했다. 현대차영업 딜러는 출고가 빠른 옵션 조합까지 내놓기 시작했다.

3일 네이버 아이오닉 5 동호회 카페를 보면 차량 인도 지연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소비자들이 많다. 지난 2월에 아이오닉 5를 계약한 소비자 A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A 씨는 '생산대기>생산중>생산대기>생산중'이라는 게시글을 통해 계약 차량의 생산 현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적었다.

당초 9월 1일이 인도 예정이었다는 그는 "회사가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웃지요"라고 썼다. 이에 다른 동호회 회원들은 "아무리 반도체 이슈라지만 회사의 대응이 아쉽다" "꼭 좋은 소식있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현대차 딜러는 "아이오닉 5는 기능, 컬러 등 경우의 수가 수천 가지가 넘기 때문에 전산망을 통해 물량이 확보된 옵션 조합을 추천하고 있다"며 "반도체 수급난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옵션대로 차량이 나가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출고 지연 이슈로 현대차의 판매 물량도 줄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8월에 국내 5만1034대, 해외 24만3557대 등 총 29만4591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달보다 7.6% 감소했다.

국내와 해외 판매는 전년 동월에 비해 각각 6.5%, 7.8%씩 줄었다. 전달과 비교해도 국내와 해외에서 14.7%와 4.0% 모두 줄었다.

이런 역성장은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생산 차질→재고 감소→판매 감소'가 이끈 결과다. 코로나19로 늘어난 '집콕 문화' '언택드 문화' 등에 IT 부품 전반에 수요가 늘어났고,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차량용 반도체는 비교적 후순위에 밀려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반도체 공급의 완전한 정상화는 내년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차량용 부품 부족 현상은 파운드리 기업들의 증설이 반영되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수급난이 어느정도 해소되면 현대차와 기아 등의 판매량도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인기 전기차 등) 차량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워낙 견조해, 판매량 회복은 금방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측면에서 제한요인이 있지만 수요측면에서는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델타변이 확산 등으로 인해 기존 대비 생산 정상화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중장기 볼륨 성장 기대요인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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