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 아닌 살인"…숨진 딸 얼굴·이름 공개한 엄마
김지원
kjw@kpinews.kr | 2021-08-27 10:37:17
지난달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뒤 끝내 숨진 20대 여성의 유족이 방송을 통해 피해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데이트 폭력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26일 방송된 SBS '8 뉴스'에서 피해자인 25세 황예진 씨의 어머니는 딸의 사진과 이름, 폭행을 당할 당시의 폐쇄회로(CC)TV를 공개하며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알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공개된 CCTV에 따르면 A 씨가 여자친구 황 씨를 벽에 수차례 밀쳤고, 황 씨는 맥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후 황 씨는 정신을 차려 A 씨와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CCTV에 다시 나온 건 A 씨가 정신을 완전히 잃은 황 씨를 질질 끌며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장면이었다. 이때 황 씨의 옷에는 붉은 핏자국이 선명하다.
이후 A 씨는 119에 직접 신고를 했다. SBS를 통해 공개된 119 상황실 신고 녹취록에서 A 씨는 "(황 씨의) 머리를 제가 옮기려다가 찍었는데 얘가 술을 너무 마셔가지고 기절을 했다. 머리에서 피가 났다"고 말했다.
이후 황 씨의 부모는 혼수 상태로 누워 있는 딸의 모습을 마주하게 됐다. 유족은 건물 안에서 추가 폭행이 있었고, 이로 인해 딸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17일 사망한 황 씨는 추가 폭행으로 입술이 붓고 위장출혈과 갈비뼈 골절, 폐 손상 등이 발생했다고 유족은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23일 피해자의 친구가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 등에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황 씨의 친구는 "꿈 많던 26세 제 친구는 2021년 8월 17일 하늘의 별이 됐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폭행 가해자인 황 씨 남자친구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황 씨의 유족도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자에 대한 구속수사와 엄벌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유족은 "우리 가족은 세상이 무너지는 고통 속에서 버티고 있는데 가해자는 불구속 수사로 여전히 거리를 돌아다니며 아무 일 없는 듯 생활하고 있다"라며 "병원은커녕 장례식에 와보지도 않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있음에도 딸을 다른 곳으로 옮긴 뒤 한참 지나서야 119에 허위 신고를 해 골든타임을 놓치게 했다"며 "살인 의도가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일 마포경찰서는 상해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달 27일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유족은 폭행과 사망 간 인과관계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사망 신고까지 미루며 살인죄 적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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