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공영장례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12일 첫 장례식

안경환

jing@kpinews.kr | 2021-08-12 14:58:42

연고자 시신인수 거부해 …종교 확인 안돼 3분기 담당 원불교식으로

지난 7일 오후 6시 49분 수원역 건너편에 있는 한 낡은 여관의 객실에서 이모(56)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기초생활수급자였던 이 씨는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이 연고자를 파악해 이 씨의 사망 사실을 알렸지만 연고자는 시신 인수를 거부했다. 장례를 치러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원불교 경인교구 성직자가 12일 이모씨의 공영장례 예식을 거행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이 씨가 세상을 떠난 지 5일만인 12일, 수원 팔달구 한독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식이 열렸다. 원불교 경인교구 사무국장 김동주 교무가 원불교 예식으로 거행했다.

참석자들은 고인에게 경례했고, 김동주 교무는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가길 기원하며 '천도법문', '축원문' 등을 낭독했다. 법어봉독, 분향 등으로 이뤄진 장례예식은 30여 분 동안 진행됐다. 가족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원불교 관계자와 정용길 수원시 위생정책과장, 장묘문화팀 직원들이 마지막을 함께했다. 

이날 장례식은 지난달 22일 수원시와 수원시 기독교연합회·수원시 불교연합회·천주교 수원교구·원불교 경인교구가 '공영장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처음으로 열린 장례식이다.

협약에 따라 시와 개신교·불교·천주교·원불교 등 종교단체는 무연고 사망자,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거부·기피해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사망자의 장례를 지원한다. 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관내에서 사망한 시민이 지원대상이다.

시는 공영장례가 원활하게 치러지도록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고, 4대 종교단체는 무연고 사망자를 위해 엄숙하고, 품위 있는 추모의식을 거행한다. 종교단체와 함께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지원하는 지자체는 수원시가 전국에서 처음이다.

고인의 종교가 확인되면 해당 종교에서 추모의식을 주관하고, 종교를 알 수 없는 사망자는 분기별 담당 종교가 추모의식을 한다. 이날 장례를 치른 이씨는 종교가 확인되지 않아 3분기를 담당하는 원불교에서 추모의식을 진행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살아있을 때의 가난과 고독이 죽음 후에도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가 고인의 마지막을 책임지는 문화가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며 "종교계와 함께하는 수원시의 공영장례가 하나의 장례문화로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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