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폭행 사망 사건 가해 고교생 친구…"그 분이 먼저 때렸다"

김지원

kjw@kpinews.kr | 2021-08-09 11:16:41

30대 가장을 집단 폭행해 사망케 한 고등학생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온 가운데 '숨진 30대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며 반박하는 내용의 온라인 글이 올라왔다.

▲ 경찰 마크 [뉴시스]

9일 경찰과 뉴스1 등 언론에 따르면 폭행치사 혐의를 받는 고교생들의 친구라고 밝힌 10대 여성이 피해자와 시비 발단을 두고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고등학생의 친구라고 밝힌 이 여성은 "다들 상황을 정확히 몰라서 그런 것 같은데 내 친구들이 민락2지구 광장에 몰려 있었고, 고인(A 씨)이 술 취한 상태로 우산을 들고 와서 내 친구들 오토바이를 보고 멋있다고 했다"며 "친구들은 그냥 '네'라고 대답만 했는데 그분이 먼저 혼잣말로 욕하고 폭행해서 내 친구도 폭행했다. 솔직히 내 친구가 더 맞았다. 주변의 내 친구들은 다 말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10시 40분쯤 의정부시 민락동 번화가에서 30대 남성 A 씨와 남자 고등학생 6명 사이에 시비가 붙어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 날(5일) 낮 12시쯤 치료 도중 끝내 숨졌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당시 고교생 6명 중 2명이 폭행에 직접 가담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폭행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나머지 학생들도 폭행에 가담했는지는 조사 중이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서로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30대 가장을 집단 폭행해 사망케 한 고등학생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국민청원 게시판]

이 사건과 관련해 숨진 A 씨의 친구라고 밝힌 B 씨는 '고등학생 일행 6명이 어린 딸과 아들이 있는 가장을 폭행으로 사망하게 만들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술에 취한 성인에게 상습적으로 시비를 걸어 사망에 이르게 한 이 고등학생 무리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폭행해 뇌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했으면서도 이미 고인이 된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거짓 진술을 하며, 피해자가 맞고 뇌출혈로 쓰러졌는데 가해자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처럼 피해자 가족과 지인에게 많은 상처를 줬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청원 내용에는 10대들이 평소 상습적으로 고의로 어른들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추정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A 씨와 학생들간의 주먹다짐이 벌어진 과정과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고인의 명예와 유족들의 아픔을 고려해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 씨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범행 직후 폭행에 직접 가담한 고등학생 2명은 출동 경찰관들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지만,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었던 학생 C 군은 미성년자에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라는 이유로 지구대에서 다시 병원으로 신병이 인계됐다. 이 학생은 구속 대신 병원에 머물며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 군이 입원 중인 한방병원은 폭행이 벌어진 현장 인근에 있었다. 입원치료 중이었던 이 학생이 범행 당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외출' 허락을 받고 심야에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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