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법률시장'에 칼 빼든 변협의 '밥그릇 지키기'

김명일

terry@kpinews.kr | 2021-08-06 11:30:19

변협, 온라인 플랫폼 가입 변호사 징계 수순
"첨단 사회 역행 조치…밥그릇 지키기 의심"

변호사 법률상담 모바일 플랫폼 '로톡' 논란이 뜨겁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여기에 가입한 변호사 징계에 나서면서 불이 붙었다.

변협은 '검증 장치 부재', '변호사 자본 종속' 등을 징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혁신에 역행하는 시대착오"라는 반론이 맞선다. 연장선에서 "법률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처사", "변호사들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난이 꼬리를 문다. 

▲ 모바일 법률상담 플랫폼 앱 '로톡' 광고. [로톡 제공]

로톡은 변호사와 소비자를 잇는 법률 서비스 플랫폼이다. 2014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대면·비대면 상담 예약, 사건 유형별 변호사 추천, 인공지능(AI)을 통한 형량예측을 선보이며 4만 건이 넘는 상담을 중개했다.

로톡의 확장은 법률 소비자들에게 '착한 가격'의 새 시장을 열어주는 혁신이다. 반대로 기존 법률시장 공급자들에겐 밥그릇을 위협하는 중대사건이다. 변협이 제동을 걸고 나선 진짜 이유일 것이다.

변협은 지난 5월31일 변호사윤리장전과 변호사 업무 광고 규정을 개정했다. 금전적 이익을 위해 변호사를 광고·홍보·소개하는 자에 광고 등을 의뢰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변호사의 로톡 가입을 막는 조치였다.

예정대로 지난 5일 0시를 기해 개정된 규정이 시행됐다. 변협은 즉각 행동에 나섰다. 변협은 이날 "온라인 플랫폼 가입 변호사에 대한 조사를 시행하고, 향후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로톡 등 온라인 플랫폼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진정서가 제출된 변호사는 194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협은 "영리 추구를 최고의 선으로 삼는 순수 사기업이 가입 변호사를 검증할 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채 경력과 전문성을 홍보하고 있다"며 "불법적인 온라인 사무장 역할을 하며 변호사를 종속시켜 지휘통제하려는 상황에 이르렀고, 변호사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로톡 가입 변호사들은 동요하고 있다. 4000명에 달했던 변호사가 지난 3일 2900명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잔류 변호사중 1440여 명에 대해 징계 진정이 제기된 터라 가입 변호사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적잖은 상황이다.

변협의 징계 드라이브에 반발세도 확산하고 있다.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는 "변협의 개정안은 신뢰보호·평등·명확성·과잉금지 등 헌법상 원칙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는 "국민들의 법률 접근성을 저해하고 법률시장의 혁신을 방해하는 퇴행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 로톡 가입 변호사는 "로톡 서비스의 취지와 활용이 이용자들에 더욱 편리하고 이득을 준다는 생각에 머문 것"이라며 "변협의 이번 조치와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40대 남성 김모 씨는 "양육권 문제와 관련해 로톡을 통해 법률 상담과 조언을 받고 복잡한 법적 절차에 대행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며 "배달도 등본도 폰으로 처리하는 마당에, 로톡 금지는 19세기 영국 노동자들이 기계를 부순 '러다이트 운동'만큼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한편 변협은 로톡의 대안이 될 자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서울지방변호사회와 함께 '변호사공공정보센터'를 준비 중"이라며 "올해 안에 출시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또 "민간플랫폼과 달리 수익을 내지 않는 구조"라며 "의뢰인들에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변협의 조사 기간이 꽤 걸린다고 하니 변협과 로톡 사이에 접점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6일 밝혔다. 또 "변협이 제기한 '자본 종속' 문제는 공감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변협의 자체 플랫폼에 대해서는 "변협도 소비자 접근성과 선택권 측면에서 리걸테크 플랫폼이 필요하다는걸 인정한 것"이라며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야지 역행하려 하면 공감을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로톡 측의 주장도 일부 인정한 것이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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