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서 가혹행위…"후임병 가스창고 가두고 불붙은 조각 넣어"
김지원
kjw@kpinews.kr | 2021-07-29 10:44:45
공군 제 18전투비행단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 1명을 상대로 수개월간 집단 폭행과 성추행 등 가혹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자 보호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군인권센터는 29일 "제보를 통해 강릉에 있는 공군 제18전투비행단 공병대대 생활관·영내 등에서 병사 간 집단폭행, 가혹행위, 성추행 피해 발생을 확인했다"며 "사건 피해자가 이를 군사경찰에 신고했음에도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가혹행위는 올해 초 피해자가 신병으로 전입을 온 뒤 4월부터 7월 말까지 약 4개월간 이어졌다.
주요 피해 내용은 △ 폭언·욕설 △ 구타·집단 폭행 △ 성추행 △ 전투화에 알코올 소독제 뿌려 불붙이기 △ 공공장소에서 춤 강요 △ 헤어드라이어로 다리 지지기 등이다.
지난 6월엔 일과시간 종료 뒤 선임병들이 피해자를 부대 용접가스 보관창고로 데려가 가두고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며 감금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이후 가해자들은 가스가 보관된 창고 내로 박스 조각에 불을 붙여 집어 던지고 피해자가 가까스로 탈출하자 "다음에도 잘못하면 여기 가두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센터측은 전했다.
이런 행위가 이달 20일까지 지속되자 피해자 A 씨는 일과 도중 군사경찰대대로 향해 수사관에게 신고 내용을 제출했다.
그러나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공병대대는 확인한 가해자들을 생활관만 분리시킨 뒤 타 부대로 파견조차 보내지 않았다. 피해자는 가해자로 지목된 선임들과 중대 뿐 아니라 가장 하위 제대인 '반' 소속에 머무르고 있다. 식당과 편의시설 등에서 계속 마주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센터는 "피해자가 겪은 가혹행위와 병영 부조리는 이전에 다른 피해 병사에 의해 신고된 바 있으나 결국 가해자들이 가벼운 징계만 받고 다시 본래 생활관으로 복귀하는 일이 반복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해자 4명 중 선임병 1명(병장)은 이미 인권침해 가해행위에 가담한 전적이 있는 병사인데 일벌백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간부들이 보관 창고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병사들에게 헬프콜 이용·군사경찰 신고 대신 간부를 찾아오라고 교육하는 등 가장 기본적인 신고창구를 이용도 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성추행, 집단구타, 감금, 가혹행위 등 강력 범죄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가해자들의 신변을 확보하지 않고 그대로 둔 제18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 군검찰도 문제"라며 "공군 성추행 피해자 부실한 초동 수사 이후로도 반성도 쇄신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 처벌과 즉각 구속은 물론, 공병대대 대대장을 포함하여 가해 행위를 옹호하고 묵인한 간부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한 엄중 처벌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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