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한샘·남양은 사모펀드 품으로…홈플러스·버거킹·락앤락 '애물단지' 전락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1-07-28 09:10:19
홈플러스·버거킹·락앤락, 수익성 악화...엑시트 어려운 상황
투썸플레이스, 사모펀드 품에서 수익성 개선...상장 추진 중단
한샘·남양 등 유통 대기업이 사모펀드에 매각을 앞둔 가운데, 앞서 사모펀드가 운영 중인 유통기업들의 현황에 관심이 모인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 14일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의 지분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매각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IMM PE는 실사를 진행하기 위해 독점 협상권을 부여 받았다.
한샘은 코로나 수혜로 지난해 매출 2조 원 이상 달성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냈다. 이처럼 한창 잘 나갈 때 한샘이 매각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높은 상속세와 성추행·비자금 등으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 등으로 꼽고 있다. 조 명예회장의 세 자녀는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한샘 측은 "조 명예회장이 지분과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전략적 비전을 가진 투자자에 매각함으로써 전문경영인 체제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한샘에 대해 긍정적으로 관측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한샘은 IMM PE의 인수 확정 시 오프라인 사업 전략은 유지한 채,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화해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기업 이미지 실추·실적 악화에 사모펀드행
위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사모펀드 매각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밀어내기·코로나 불가리스 사태 등으로 논란이 일면서 홍원식 전 회장이 사퇴한 데 이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을 결정했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 후, 수익성이 낮은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원재료 납품업체 선정방식을 바꾸는 등 체질 개선으로 인수가의 2배 넘는 가격에 매각한 바 있다.
롯데GRS는 최근 엠에프지코리아에 패밀리레스토랑 TGIF(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 국내 사업권을 100억 원가량에 매각했다. 매각 이유로는 실적 악화가 꼽힌다. 지난해 롯데GRS의 매출은6381억 원으로 전년 대비19% 줄었고 영업손실19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인수기업인 엠에프지코리아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은 매드포갈릭을 운영 중이다. 어펄마캐피탈은 이번 인수를 통해 브랜드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익성 되려 악화…노사갈등 부작용도
또 주목 받는 매물로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요기요'가 있다. 요기요가 인수전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흥행에 실패하면서 현재 어피너티에쿼티·퍼미라· GS리테일 연합의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에쿼티는 앞서 한국버거킹과 락앤락, 롯데하이마트, 더페이스샵 등을 인수한 사모펀드사다. 버거킹은 2016년 인수된 후 매장 수를 늘려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82억 원으로 전년보다 반토막난 상태다. 락앤락 역시 코로나 수혜로 밀폐용기, 생활용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은 뛰었지만, 국내 시장에서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경영효율화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깊어지는 경우도 있다. 2015년 7조2000억 원에 홈플러스를 사들인 MBK파트너스는 재무건전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5개점을 폐점하면서 노조와 대치 중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조주연 전 한국맥도날드 사장을 신임 마케팅부문장(부사장)으로 선임했다. 한국맥도날드 근무 당시 조 부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기 상품을 폐지해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산 인물이기도 하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1.6 % 줄었다. 이에 현재로썬 MBK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맘스터치앤컴퍼니(전 해마로푸드서비스) 역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에 1882억 원에 사모펀드에 맘스터치를 매각했다. 이후 노사 갈등과 인기메뉴 가격 인상으로 논란을 빚었다. 배달 및 포장 전문 매장 등으로 가맹점 수를 크게 늘리고, 신제품 개발 등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사모펀드의 유통기업 쇼핑…"장기 성장보단 단기 이윤 창출"
한때 CJ푸드빌 브랜드였던 투썸플레이스는 2018년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세 차례에 걸쳐 매각됐다. 투썸플레이스는 상장을 추진했지만, 결국 잠정 중단하면서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엑시트를 앞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투썸플레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3654억 원, 영업이익은 388억 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0.4%, 8.7% 성장했다. IT인프라와 시설 확충, 가맹점 매출 증대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영상 투썸플레이스 대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도 가맹점주에 대한 지원 및 점포 운영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며 "가맹점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장기성장보다 단기 이윤 창출을 도모하기 때문에 통상 3~5년을 잡고 수익 실현하면 M&A(매각)한다"며 "경영효율화를 통해 체질 개선하거나 규모가 확대되기도 하지만 구조조정 등으로 기업이미지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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