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 정교사 채용미끼 18억여원 챙긴 사학재단 '철퇴'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1-07-20 11:23:51

재단 이사장 아들, 학교 교사들 대상 기간제교사 물색 지시
26명에 1인당 6000만~1억1000만 받고 시험·답안지 유출

기간제 교사의 정교사 채용을 대가로 26명으로부터 18억여 원을 챙긴 경기지역의 한 사학재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A 사학재단 이사장 아들이자 재단 소속 학교 행정실장 B 씨와 교사 2명 등 3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브로커 역할을 한 모 대학 교수와 재단 관계자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돈을 건넨 기간제 교사와 이들의 부모 등 26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입건하고, 재단 측 범죄수익금 7억7000만 원을 기소전 추징 보전조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B 씨 등은 지난해 2월 치러진 이 재단 소속 학교 정규직 교사 채용시험 과정에서 기간제 교사 등으로부터 18억8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뒤 시험 문제와 답안지를 사전 유출해 13명의 기간제 교사를 부정하게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B 씨는 함께 구속된 정교사 2명에게 정교사 채용을 조건으로 '학교발전기금' 명목의 돈을 낼 수 있는 기간제 교사들을 모집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재단 측은 기간제 교사 1인당 6000만 원∼1억1000만 원의 학교발전기금을 요구해 모두 18억8000여만 원을 받았고, 정교사 2명은 브로커 역할을 한 데 더해 일부 기간제 교사가 낸 학교발전기금을 빼돌리기도 한 사실도 밝혀졌다.

돈을 건넨 기간제 교사들은 5년 전인 2015년부터 재단 측에 같은 목적으로 돈을 건넸다. 그러나 사학재단의 비리를 우려한 경기도교육청이 교사 채용시험을 외부기관에 위탁 방식으로 진행할 것을 권고하자 재단 측은 채용시험을 진행하지 않다가 지난해 2월 자체 시험을 치러 기간제 교사 13명을 합격시켰다.

이에 도 교육청은 곧바로 감사에 착수해 최종 합격자 13명의 시험 평균 점수가 나머지 응시자보다 월등히 높거나 수학 과목에서 만점을 받은 합격자의 시험지에 풀이 과정이 없는 점, 국어과목 합격자 2명이 오답까지 똑같이 기재한 점 등을 확인하고 지난해 5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B 씨 등을 먼저 송치하고 지난 14일 재단 측에 돈을 건넨 기간제 교사 등 21명을 추가로 송치했다. 앞서 송치된 B 씨는 올해 초 1심에서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건넨 기간제 교사 중 작년에 합격하지 않은 13명은 올해나 내년에 채용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작년 채용시험 응시자는 488명으로 이들에게 절망을 안긴 이런 사학 채용 비리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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