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SKB '망 사용료' 2차전…"지급근거 없어" vs "이용대가 당연"
김이현
kyh@kpinews.kr | 2021-07-16 13:13:32
망 사용 대가 지급에 대한 법적 근거·망 중립성 위배 등 쟁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소송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1심에서 패소한 넷플릭스가 항소를 제기하자 SK브로드밴드도 반소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며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에서 지난달 25일 패소했는데, 이에 불복해 다시 법적 판단을 구하겠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공식입장을 통해 "법원 판결은 CP(콘텐츠 제공자)와 ISP(인터넷 서비스제공사업자) 간 협력의 전제가 되는 역할 분담을 부정하고, 인터넷 생태계 및 망 중립성 전반을 위협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1심 판결의 사실 및 법리적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간 넷플릭스는 망 이용료를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펼쳐왔다. CP의 역할은 양질의 콘텐츠 제작이고, 이후 전송 관련은 ISP의 몫이라는 논리다. 넷플릭스는 자사가 있는 미국에서 이미 AT&T라는 통신사에 '접속료'를 냈기 때문에 SK브로드밴드에 추가로 돈을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1심 판결이 사실상 '이중청구'에 해당한다는 게 넷플릭스의 설명이다.
넷플릭스는 특히 "대가 지급 의무와 같은 채무는 법령이나 계약 등 법적 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발생할 수 있다"며 "1심 판결은 대가 지급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그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는 전혀 특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특정 CP가 ISP에 망 이용대가를 내지 못한다면 소비자의 콘텐츠 접근권이 가로막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망 중립성 원칙에 따라 ISP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하는데, 1심 판결은 국내 ISP의 이권 보호만을 우선시 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법원이나 정부가 CP의 망 이용대가 지급을 강제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며 "이번 판결은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는 망 중립성 원칙에 정면으로 반대된다. 그동안 전 세계 CP 및 ISP가 형성해 온 인터넷 생태계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SK브로드밴드는 "누구나 망을 이용하면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법원의 결정은 이러한 기본원칙을 확인한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1심 판결에서 인정된 망 이용의 유상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통신사업자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유상성은 특정 행위에 대해 보상이 따른다는 의미다.
이어 "넷플릭스는 전 세계 CP가 SK브로드밴드에 망 이용대가를 지급해야 하는 것처럼 의미를 호도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은 특정 ISP의 전용회선을 직접 사용하고 있는, 넷플릭스 같은 CP가 그 ISP에게 망 이용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넷플릭스가 법원이 국내 ISP의 이권 보호만을 우선시했다고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가 주장한 망 중립성은 망을 이용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SK브로드밴드는 추후 망 이용대가를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할 계획이다.
국내의 경우 네이버, 카카오 등이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넷플릭스는 국내 전체 트래픽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1위인 구글(25.9%)에 이은 2위다. 네이버(3위·1.8%), 카카오(4위·1.4%), 콘텐츠웨이브(5위·1.2%)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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