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호수 살린다던 용인시, 산림훼손 농원 개발 허가해 논란

안경환

jing@kpinews.kr | 2021-07-14 17:11:58

고속 통행 기흥터널 50m 떨어진 진출입구…대형 교통사고 유발 우려도

경기 용인시가 기흥 호수 인근을 파헤치는 '호수 관광농원' 개발을 승인해 논란에 휩싸였다.

용인시가 지난 10여 년간 200억 원 가까운 재원을 투자해 '기흥호수 살리기'에 나선 것과는 정반대의 조치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개발행위로 조성되는 호수 관광공농원 진출입로는 차량이 고속 통행하는 기흥터널 입구와 50여m 거리에 위치, 대형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지역 정치권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용인 호수 관광농원 개발 현장 [남종섭 경기도의원 제공]

14일 용인시와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A 농업법인이 제출한 관광농원 개발 사업계획 및 산지전용허가를 승인했다.

호수 인근의 기흥구 고매동 624의 3번지 일원 1만3060㎡에 온실과 농작물 경작지, 야영장 등 영농체험시설과 자율시설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A 농업법인은 내년 12월 말 준공을 목표로 지난 3월 착공에 들어갔다.

A 법인은 착공과 함께 2019년 3월 해당 지역에 허가받은 식물관리사 진출입 용도를 위한 도로점용허가를 지난 3월 관광농원 부지 진출입로로 변경, 재차 승인받았다.

식물관리사는 A 농업법인이 2019년 3월 해당 개발지역에 대지면적 443㎡, 건축면적 87㎡에 2층 규모로 승인받아 같은 해 8월 조성한 동·식물관련 시설이다.

이 법인은 2019년 3월 식물관리사 건축으로 개발의 물꼬를 튼 뒤 순차적으로 범위를 기흥터널 정상부 전체로 확대했고, 시는 인·허가 부서별로 이를 단계적으로 승인해준 것이다.

산지전용허가는 농업정책과, 도로점용 및 건축허가는 기흥구청 건설도로과와 건축허가과 소관이다.

▲용인 호수 관광농원 조성도(왼쪽) 및 교통체계 개선도 [용인시 제공]

더욱이 도로점용허가가 난 부지는 차량이 고속으로 달리는 지방도 311호선(오산 운암사거리∼용인 흥덕나들목) 오산방향 기흥터널 출구에서 50여m 거리에 불과, 대형 교통사고도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정치권과 주민들은 시를 성토하고 나섰다. 경기도의회 남종섭 의원은 "A 법인이 교통 혼잡 최소화를 위해 감속차로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터널을 빠져나와 관광농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유턴을 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차들이 멈춰 설 수밖에 없고, 결국 교통사고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감도 상 관광농원 진출입로 반대편에 기흥터널 인근까지 이어지는 진입로 조성이 별도로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결국 사업을 더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고매동의 한 주민은 "시는 그동안 오염의 대명사였던 기흥호수를 살려 경기 남부 300만 도민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200억 원에 가까운 국도비를 투입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산림 훼손에 수질오염, 교통사고까지 우려되는 개발 행위를 승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고 말했다.

▲용인 호수 관광농원 개발지에서 바라본 기흥호수 [남종섭 경기도의원 제공]

실제 시는 2007년 11월 기흥저수지 일원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고시한 뒤 기흥구 하갈동·공세동·고매동 일원 265만6050㎡를 기흥호수공원으로 탈바꿈 시키는 주력해왔다.

이후 용인경전철 국제소송 패소로 7000억 원대를 물어주는 등 시의 재정난이 심화하면서 사업이 일시 중단됐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7년 5월 기흥호수 시민공원 조성사업을 공약으로 내걸며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시는 같은 해 7월 기흥저수지 및 주변 토지에 대한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우선 기흥저수지 순환산책로 조성 및 수질개선에 협력키로 했다.

시는 예산상황을 감안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토지를 사들이는 대신 토지소유주를 설득, 사용 승낙을 받아 순환산책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사업도 전환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2017년부터 본격 추진된 기흥호수공원 순환산책로 10㎞ 구간은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일대에는 자전거도로 2.6㎞를 비롯해 선형공원과 쌈지공원(4곳), 물빛정원 등도 조성됐다. 이들 사업에는 시·도비 56억 원이 소요됐다.

시는 또 같은 기간 국비 135억 원을 들여 인공습지 조성 및 준설 등 수질개선 사업을 벌여 2017년 이후 최근 4년간 TOC(총유기탄소량) 4.4mg/L와 T-P(총인:물속에 포함된 인의 총량) 0.030mg/L를 농업용수 공급 기준 이상인 3등급으로 유지 중이다.

남 의원은 "호수공원 살리기와 개발 승인을 동시에 진행한 용인시 행정은 자체 소통이 부재하거나 커다란 외부 압력에 의한 엇박자 행정으로 밖에 규정할 수 없다"며 "상급기관인 경기도가 즉각 감사에 착수해 이상한 행정행위의 내막을 파악하고 즉각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용인시 관계자는 "인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법 저촉여부를 확인한 뒤 법적 문제가 없으면 인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없다"며 "A농업법인과 협의해 경관 훼손 및 교통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