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구할 친구가 목조른 가해자" 발인 전날 드러난 학폭동영상
김지원
kjw@kpinews.kr | 2021-07-06 09:25:51
지난달 29일 광주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등학생 A군이 생전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5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19분쯤 광주 광산구 어등산 팔각정 인근에서 고등학교 2학년생 A군(17)이 숨진 채 발견됐다. 등산객의 신고로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군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경찰은 A군 몸에 외상이 없는 등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발인 하루 전날 밤 A군 부모는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했다. A군 친구의 부모가 장례식장으로 찾아와 보여준 동영상에는 A군이 친구들에게 폭행당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MBN이 이날 공개한 해당 영상에는 A군이 정신을 잃을 때까지 목을 조르는 B군의 모습이 찍혔다.
1년 전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서 B군은 주변 친구들에게 "(A군이)기절하면 말해 달라"며 A군 목을 강하게 졸랐다. A군이 정신을 잃었으나 B군 등 가해 학생들은 개의치 않았다. B군은 치아를 드러내며 환한 표정을 지었고, 다른 가해 학생들도 웃어보였다.
A군 친구의 부모가 장례식장까지 찾아와서 이 영상을 보여준 이유는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A군의 운구를 하기로 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족은 "어떤 학부모님이 저희를 만나러 오셔서 동영상을 보여주셨다"며 "목을 조르던 아이 중 하나가 내일 (시신) 운구를 하게 돼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오셨다)"고 MBN에 말했다.
이어 "사망 전날 아이가 뺨을 맞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영상 속 가해 학생(B군)이 '(A군은) 맷집이 좋으니까 때려봐라' 라며 (다른 아이들에게)시켰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A군의 휴대전화에도 다른 폭행 피해 영상이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MBN보도에 따르면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태블릿PC에 남긴 유서엔 학업 스트레스 관련 내용이 상당수이나 '심한 장난을 말려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일부 친구들에게 자신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내용도 있었다.
유족은 직행 피해 영상을 포함해 경찰에 학교폭력 관련 증거를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사건을 기존 형사과에서 여성청소년과로 넘겨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오는 7일에는 해당 학교 학생과 교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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