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치킨, 수수료·배달비 9천원'…배달앱에 업주들 '한숨'

주현웅

chesco12@kpinews.kr | 2021-06-02 16:42:09

배민, 쿠팡이츠 대항마로 오는 8일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원' 론칭
중개수수료 12~15%, 배달료 6000원…과도한 수수료 또 도마에
업주들 "불만 커도 할 수 없이 가입…수수료 외 문제도 개선 필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쿠팡이츠의 대항마로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원'을 곧 출시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배달식당 업주들은 한숨만 나온다.

단건배달은 주문 1건마다 배달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빨리 받을 수 있지만, 업주 입장에서는 수수료와 배달료 부담이 커진다.그럼에도 업주들 사이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입할 수밖에 없다. 폐업 안 하려면 쿠팡과 배민 등 대형 플랫폼에는 꼭 가입해야 하는 현실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이 단건배달 서비스인 배민원을 오는 8일 출시한다. 사진은 배달의민족 오토바이가 주차된 모습.[배달의민족 제공]

2만 원 치킨 팔면 수수료·배달료 9000원

업계에 따르면 배민의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원은 오는 8일 공식 론칭한다. 기존에는 라이더가 음식을 묶음으로 들고 나가 여러 집에 순서대로 배달했지만, 배민원은 한 번에 한 건만 배달한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주문한 음식을 더 빠르게 받을 수 있다.

단건배달은 쿠팡이츠가 2019년 먼저 선보였다. 서비스에 대한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자 배민도 함께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크다. 지난 두 달 동안 사전가입 신청을 받은 배민원은 약 3만~4만 곳의 업소를 유치했다고 알려졌다. 쿠팡이츠가 2년 동안 12만 개 업소를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빠른 속도다.

언뜻 배민원에 대한 업주들의 기대가 높은 듯 비치지만 실상은 다르다. 업주들 가운데에는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가입했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배민원의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업주들은 지적한다. 배민원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중개수수료 12%, 배달비 6000원, 카드수수료 3%다. 2만 원의 치킨을 판다고 가정하면 떼어지는 돈이 9000원(중개수수료 2400원, 배달료 6000원, 카드수수료 600원)이다. 판매가의 약 절반 수준이다.

이런 불만이 있어도 가입이 불가피한 이유는 배민이 대형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북구에서 치킨집을 운영 중인 A(50대) 씨는 "절반 수수료는 해도 너무하다"며 "인건비, 임대료, 재료비 등을 전부 따지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손해면 배달앱 가입을 말라고도 하지만 현실 모르는 소리"라며 "소비자 다수가 배달앱을 이용하므로 업주 입장에서는 망하기 싫으면 배달앱 가입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할인 프로모션은 잠깐…훗날 더 힘들어질 것"

과도한 수수료에 대한 지적이 배민원에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쿠팡이츠는 더 심하다. 이곳은 중개수수료 15%, 배달비 6000원, 카드수수료 3%다. 2만 원 치킨을 팔면 9600원이 수수료로 나간다.

이런 실태에도 문제가 드러나지 않은 이유는 두 업체의 일시적인 이벤트 때문이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당분간은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할 예정이다. 쿠팡이츠의 경우 지난 1년여 동안 건당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 카드수수료 3%로 낮춰 받고 있다. 배민원도 최소 3개월 동안은 쿠팡이츠와 같은 금액을 수취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두 업체가 우선은 가입업소부터 늘리기 위해 이렇게 나섰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연히 업주들의 최대 관심사는 배민과 쿠팡이츠의 프로모션이 언제 만료될지에 쏠리고 있다.

A 씨는 "사실 프로모션가로 해도 2만 원짜리 치킨을 팔면 약 30%인 6600원이 떼어져서 적은 금액은 아니다"라며 "그런 데다 배민과 쿠팡 두 기업이 어떻든 할인 프로모션은 일시적인 행사로 밝혔으니 나중에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수수료만 문제 아냐…종합적 개선 논의해야"

업주들의 우려가 특히 큰 이유는 배민 등 배달앱이 그간 보인 행보와도 무관치 않다. 앞서 배민은 지난 2015년 과도 수수료 논란에 '수수료 제로(0%)' 선언을 했지만, 이듬해부터 월 광고료 도입 및 경매형 광고 그리고 깃발꽂기(광고 노출범위 확대) 등을 잇따라 선보여 업주들의 부담을 가중했다는 비판이 따랐다.

배민원과 쿠팡이츠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 점도 업주들의 한숨을 짙게 하는 요소다. 이는 일종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배달앱의 경쟁이 심화하면 각 앱이 소비자에 제공하는 서비스도 다양화하기 마련이다. 업주들은 여태까지 그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도 늘 부담이었다고 토로한다.

예컨대 지난 2019년 요기요는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반값 할인 행사를 진행하자 배민도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할인하는 브랜드에 쏠렸고, 고객 이탈을 우려한 다른 브랜드 역시 예정에도 없던 할인 경쟁에 뛰어든 결과를 낳았다. 그나마 이 경쟁에 뛰어든 곳도 대형 프랜차이즈여야 가능했던 탓에 비판이 거셌다.

단건배달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배달앱 업체와 업주들 간의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증가하는 비용 전액을 자영업자에 전가하는 방식은 옳지 못하다"며 "수수료와 기타 마케팅 비용에 관한 개선 논의를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또 "비용 문제뿐 아니라 고객 정보에 대한 독점 문제, 악성 리뷰 대응에 관한 방안도 협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쿠팡이츠의 경우 소비자의 악성 리뷰를 해명하려는 업주들에게 글 쓸 권한도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민원 수수료는 최소 3개월 동안 프로모션 가격대로 간다"며 "정상 가격 적용 여부는 공식 론칭 후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수수료는 배달앱 업계의 통상적인 수준으로 책정됐다"며 "다른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가맹점주들과 꾸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

KPI뉴스 / 주현웅 기자 chesco1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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