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클럽 뭐길래…코로나에 2조 안착·입성·탈락 기업 어디?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1-06-01 16:09:23
유통·식음료업계, 해외시장 진출·채널 다각화 '주효'
스타벅스·셀트리온·SD바이오센서 2조클럽 문턱 '좌절'
유통·가구·식음료·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사태에도 지난해 매출 2조 원을 유지하거나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급격한 매출 성장 기회로 작용하거나 오히려 해외시장 진출, 유통채널 다각화 등을 활용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해 매출 2조 원을 넘긴 기업은 농심, 오뚜기, 다이소, 롯데렌탈, 오리온, 롯데제과, 한샘 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콕 등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었고, 해외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음료등 유통업계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2조 원을 달성하기란 쉽지 않아 2조 원을 넘었다는 것은 일명 '국민기업'으로의 도약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라는 변수가 기업들에게 2조클럽 가입에 힘이 됐거나, 아니면 2조 클럽 가입을 못한 변수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 2조6398억 원을 달성,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2011년 '2조 클럽'에 가입한 이후 해마다 자리를 지켜왔다. 주력상품인 신라면은 전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한 게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뚜기 역시 지난해 2조59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오뚜기는 미국, 베트남, 중국 뉴질랜드 등 4개 국가에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동남아, 대만, 홍콩 등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이소 운영사인 아성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2조4216억 원으로 전년(2조2362억 원)보다 8.3% 증가해 2조 클럽 입지를 2년 연속 이어갔다. 다이소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고객들의 합리적인 가격 선호도가 높아져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롯데렌탈은 2019년 2조 클럽 첫 가입에 이어 지난해에도 2조 클럽을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은 2조277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9.8% 늘었다. 전체 매출의 90%가 렌터카·자동차 리스·중고차 매매 중개 등에서 나온다. 롯데렌탈은 기업공개(IPO)를 위해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오리온은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 2조 원을 달성했다. 코로나 특수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2조23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식품·제과사에서 2조 원을 넘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해외 판매 매출이 전체 매출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해외에서 성과가 좋았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매출이 연결기준 2조7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81% 소폭 감소했다. 다만 2018년 1조6945억 원을 기록하며 1조 원대를 유지하다, 지난 2019년 처음으로 2조클럽에 가입했다. 이후 2년 연속 매출 2조 원을 유지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롯데제과의 매출은 수년 전 2조 원을 넘겼지만, 2017년 10월 롯데지주로 해외법인 실적이 넘어간 뒤 재반영되면서 매출 2조 원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샘은 2017년 이후 3년 만에 코로나특수에 힘입어 2조 클럽에 재가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7% 증가한 2조674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가구·인테리어 등의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한샘 관계자는 "비대면 활동 증가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앞당긴 게 주효했다"며 "집 공간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이제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2조 문턱에 걸친 유통기업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아쉽게 2조 문턱을 넘지 못한 기업도 있다. 스타벅스, 셀트리온, SD바이오센서, 유한양행, CJ올리브영 등은 지난해에는 2조클럽 가입을 못했지만, 올해는 2조 원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1% 증가한 1조9284억 원으로, 근소하게 2조 클럽 가입을 못했다. 전년보다는 성장했지만,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일환으로 카페 내 취식 행위가 금지되고 영업시간도 제한되면서 2조 문턱 앞에서 무릎을 끓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일부 매장 휴점, 영업시간 단축 등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영향도 있었지만, 사이렌오더, 배달 서비스, 드라이브스루(DT) 등 비대면 서비스 등을 강화해 매출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헬스앤뷰티(H&B)시장 1위인 CJ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은 1조8603억 원을 기록했다. CJ올리브영은 랄라블라, 롭스 등이 점포 수를 줄인 것과 달리 신규점 오픈, 배달서비스 강화 등 적극적인 전략을 펼쳤다. 2019년 11월 CJ올리브네트웍스의 헬스앤뷰티 부문에서 인적분할된 후 공개된 CJ올리브영의 매출(2019년 11~12월)은 3659억 원이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다루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올해 매출 2조 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1조84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9% 늘었다. 지난해 바이오시밀러(복제의약품) 제품군의 매출 증가, 공장의 생산 효율성 개선 등이 작용한 결과다. 올해에는 셀트리온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등이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SD바이오센서도 지난해 매출 1조686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730억 원)에 비해 22배나 급증한 수치다. 다양한 코로나19 진단기기를 보유한 덕에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 특히 올 1분기에만 매출 1조1791억 원을 달성해 올해 2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한양행도 매출 2조 원 달성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9.4% 늘어난 1조6198억 원을 기록했다.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인 '레이저티닙' 등을 통한 매출 개선이 전망된다.
한편 식음료·가구·의류업계 등에서 매출 1조 원을 넘긴 경우는 많지만, 2조 원 이상인 기업은 손에 꼽힌다. 내수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해외 수출이나 다양한 유통채널 확보 등에 힘써야 하는 상황이다.
의류제조기업인 한세실업의 매출은 2014년 이후 1조5000억 원대로 성장했지만, 최근 몇 년간 1조 중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698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한세실업은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니카라과, 아이티 등 8개국에 법인과 해외 사무실을 두면서 해외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성장한계에 부딪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서식품의 매출은 지난해 매출 1조55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0.6% 소폭 상승했다. 맥심, 카누 등으로 유명한 동서식품은 글로벌 식품사와의 합작법인으로 탄생해 사실상 해외수출길이 막힌 기업이라는 평가도 있다. 2010년에 1조5000억 원을 달성한 이후 10년간 거의 1조5000억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가구기업인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1.1% 증가한 1조3846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는 해외 브랜드의 국내 출시, 온라인 판매 확장 등에 주력해왔다. 올해에도 코로나 수혜가 이어질 지가 관건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10년 전 1조 클럽 달성이 화제가 된 것처럼 현재 식품 업계에서 2조 원 달성은 매우 드물다"며 "현재 인구 감소에 따라 시장이 정체돼 내수만으로는 2조 원 달성이 어려워 해외진출, 유통채널 다각화가 2조클럽 가입의 핵심키워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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