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 딱지 끊이지 않는 현대건설·HDC현산 아파트공사 현장

주현웅

chesco12@kpinews.kr | 2021-05-18 14:42:07

소음민원에 행정처분 60여 차례, 과태료만 1억 원 넘어
건설폐기물 무단배출도 적발…HDC는 3월이후만 3차례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한 강남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수십차례의 위법행위로 과태료를 계속 물어가며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총 60여 차례 소음·진동관리법을 어긴 데 이어, 최근에는 건설폐기물법도 나란히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았다. 두 회사가 함께 공사 중인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주공1단지) 현장 얘기다.

▲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재건축 중인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공사현장. [네이버 로드뷰]

"현장점검 나갈 때마다 적발되더라"

현대건설과 HDC현산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건 이 아파트는 총 6702가구로 강남의 단일 단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 프리미엄 단지가 조성되는 과정은 고급스럽지 못하다. 지역사회는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반복해 무단 발생시키는 폐기물과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한다.

18일 강남구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지난 10일 현대건설의 건설폐기물관리법 위반사항을 최초 적발하고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했다. 또 비슷한 시기 현대산업개발에도 같은 건으로 700만 원의 과태료를 통지했다. 현대산업개발의 금액이 높은 이유는 이번이 지난 3월이후 3번째 적발이기 때문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잦은 민원으로 현장점검을 벌인 결과 적발하게 됐다"며 "비록 신고가 들어 왔어도, 담당 공무원이 직접 확인하지 못하면 적발사항이 안 되는데 공교롭게도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현장은 나갈 때마다 다 걸리더라"고 말했다.

법에 따르면 공사장 건설폐기물은 재활용, 소각, 매립 가능한 대로 구별해 보관해야 한다. 분진 등이 날리지 않도록 덮개도 씌워야 한다. 하지만 이번 적발 내용에는 현장 구석진 곳에 갖은 폐기물을 섞어둔 채 버린 사례도 포함됐다고 한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여러 하청업체가 함께 작업하는 공간인데, 이 업체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해 보였다"고 전했다.

건설현장의 폐기물관리법 위반 사례는 종종 있는 일이다. 그러나 두 회사는 같은 현장에서 폐기물법 이외의 법도 어겨온 탓에 바라보는 시선이 특히 나쁘다.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현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소음 민원이 잇따른 곳이다. 소음·진동관리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도 총 65차례 이뤄졌다. 지난 3월까지 현대건설 30회, HDC현산 35차례 적발됐다. 이 법에 따른 과태료가 회당 200만 원 수준이므로, 단순 수치만 합산했을 때 1억3000만 원 규모의 돈을 물어가며 공사를 강행해 온 것이다.

업계에서도 이는 특이한 사례라고 말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현장에서 소음과 폐기물에 관한 행정처분이 반복되는 경우는 꽤 있다"면서도 "단, 많아도 통상 10여 차례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개포주공1단지가 워낙 큰 규모이기는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위반횟수가 유독 많은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잘못된 일'이라고 인정하며 "꾸준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HDC현산 관계자도 "민원인들과 소통하면서 문제를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상습위반 업체 처벌규정 강화해야"

이 같은 현상이 불거진 이유는 약한 처벌 수위가 꼽힌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대형아파트단지 건설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들에게 200만~300만 원 수준의 과태료는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건설 업계에서는 행정처분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 실추 및 과태료 지불 등의 손해보다, 기존의 관성대로 작업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더 크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적어도 법을 상습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사업장이 아닌, 본사 단위의 가중처벌이 따라야 한다는 지적의 배경이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건설현장에 만연한 건설폐기물관리법 위반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적발된 업체들에게 대부분 소액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라며 "과태료 가중처벌을 본사 단위로 적용해 법 위반 행위를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 관계자는 "건설폐기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주현웅 기자 chesco1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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