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죽어나가는 오리온, 도대체 무슨 일?

곽미령

ayms7@kpinews.kr | 2021-05-18 14:06:51

잊을 만하면 터지는 직원 사망...이번엔 인도서 발생
직원 한 명 위해 전용기 띄운 '판토스'와 극적 대비
퇴사자 "실적중심·직원간 감시 후진적 기업문화가 뿌리"

Warning: getimagesize(https://www.kpinews.kr/data/upi/image/20180907/p1065617428278284_201_thum.680.0.jpg): Failed to open stream: HTTP request failed! HTTP/1.1 415 Unsupported Media Type in /home/upinews/mobile_html/news/skin/default/display_amp.php on line 91

Warning: Trying to access array offset on value of type bool in /home/upinews/mobile_html/news/skin/default/display_amp.php on line 92

Deprecated: DOMElement::setAttribute(): Passing null to parameter #2 ($value) of type string is deprecated in /home/upinews/mobile_html/news/skin/default/display_amp.php on line 92

Warning: Trying to access array offset on value of type bool in /home/upinews/mobile_html/news/skin/default/display_amp.php on line 93

Deprecated: DOMElement::setAttribute(): Passing null to parameter #2 ($value) of type string is deprecated in /home/upinews/mobile_html/news/skin/default/display_amp.php on line 93
▲ 지난해 5월 19일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이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제공]

오리온 직원이 또 죽었다. 잊을 만하면 사망 사건,사고가 터진다. 지난해 익산공장 직원이 집단 괴롭힘과 성희롱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번엔 인도다. 출장 간 직원이 코로나19로 현지에서 사망했다. 5년 전에는 영업사원이 실적 압박에 못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개별적 사건 같지만 공통점이 있다. 모두 성과주의에 치우친 조직문화가 빚은 참사라는 점이다. 그런 조직문화는 획일주의, 전체주의로 치닫고 그 속의 개인은 부품화, 비인간화한다. '코로나19 사망'을 계기로 오리온의 이같은 문화와 처우에 대한 비판이 다시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인도에서 사망한 A씨는 초코파이 생산을 위해 인도에서 장기간 머물렀다. 현재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연일 최고치로 경찰이 방역 규칙을 위반한 시민들을 구타할 정도로 '아비규환' 상태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도 오리온은 직원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코로나19 방역이 터무니없이 뚫린 인도로 출장을 보낸 오리온의 무책임함을 질타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특히 직원 한명을 데려오기 위해 2억 원에 달하는 에어앰뷸런스(환자 이송용 헬기)를 띄운 LG계열의 종합물류기업 판토스와 대비되면서 비난 수위가 높아지는 중이다.

지난 3월 말 판토스 직원은 인도로 출장갔고, 현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몸 상태가 위중해졌다. 이에 판토스는 즉각 2억 원 가량의 에어앰뷸런스 이송을 결정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직원을 구해오라"는 최원혁 판토스 대표의 결단력과 직원안전을 위한 책임감은 지금도 업계에서 미담으로 회자하고 있다. 


▲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앞서 지난해 3월 익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직원 B씨는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다가 '그만 괴롭혀라'라는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시 오리온은 해당 사실을 부인하다가 시말서 작성을 강요하는 등의 괴롭힘 정황이 드러나자 결국 혐의를 인정했다.

숨진 B씨 주변인들 제보에 따르면 고인은 사내 유언비어와 부서이동 등으로 괴로움을 여러차례 호소했다고 한다. 또 상사에게 업무시간외 불려다니며 시말서 작성을 주기적으로 강요당했고, 입에 담기 어려운 성희롱까지 당했다고도 했다. 오리온 측은 "생산 현장에서 품질관리를 위해 경위서나 시말서를 받는 경우가 있었음이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2015년 6월에는 영업사원 C씨가 회사 내부의 실적압박 실태를 고발하다가 암으로 숨을 거뒀다. 오리온지회에 따르면 C씨는 20년 넘게 오리온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병세 악화로 병가를 신청했지만 회사와 영업소에서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C씨는 병세 악화로 쓰러졌고, 그제서야 사측과 영업소는 병가를 허락했다.

▲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뉴시스]

'갓' 오리온에서 살아남으려면 실적압박에서 이겨내라? 

"출근하면 또 혼나니까 차라리 아침이 안오길 바랐습니다. 당시에는 실적압박으로 죽고 싶은 심정 뿐이었죠.", "지금도 길을 걷다가 나를 괴롭혔던 그 상사를 보게 된다면 망설임없이 다른 길로 돌아갈 겁니다."

10여년 전 오리온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했던 D씨는 오리온의 성과제일주의 조직문화와 집단따돌림 문제가 여전히 도돌이표인 것 같다고 했다.

D씨는 "근무하던 당시를 생각하면 끔찍해 죽고 싶다. 위에서 내려오는 실적 압박이 엄청나게 심했고, 내부 분위기가 서로를 감시하는 분위기가 태반이어서 윗선에 한번 찍히면 집단 내 왕따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적인 부분으로 매일같이 술을 마셨고, 그 결과 몸상태는 이미 망가졌었다. 정말 오리온 다닐때는 사람같이 사는 게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몇 년전 오리온에서 근무한 또 다른 제보자 E씨는 당시 직장 상사로부터 "아침은 왜 먹고 오냐? 회의하면서 샌드위치나 먹으면 될 것을 쯧쯧쯧"하는 상사 혀차는 소리를 거의 매일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E씨에 따르면, 어느날 몸이 아파 회사로 출근했다가 너무 힘들어 오전에 퇴근했는데 며칠뒤 회사 동기한테 "너 가고나서 xx가(괴롭혔던 직장상사) 너 앉은 자리만 전부 소독약 뿌리고 난리 났어"라는 말을 들었다. 당시 사회초년생이었던 E씨는 얘기를 듣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서러움에 복받쳐 눈물이 쏟아졌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과거 오리온에서 근무했던 이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오리온의 후진적인 조직문화와 오너들의 비인간적 경영방식을 성토했다.

또 다른 오리온 직원은 "오리온의 지나친 실적중심의 업무 평가와 직원간 감시,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조직문화가 직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 유독 오리온 직원들의 사망 사건,사고가 많은 이유에 대해 조직 구성원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단지 부속품으로만 생각하는 오너들과 경영진의 마인드를 꼽는 시각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은 실적중심, 성과지향적 분위기가 강하기는 하지만 유독 오리온의 경우 과자업계 1위를 지켜야한다는 강박감 때문인지 실적위주의 냉혹한 조직문화가 형성됐고 이런 문화가 사망사건,사고의 뿌리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 조직 내 사망사건이 잇따라 발생한다는건, 결국은 경영진이 회사운영을 부실하게 했다는 것과 연계된다"며 "조직 내 문제점들이 한두 번이 아니고 여러 번 반복된다면 이는 결국 오너가 경영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오리온의 '착취적 조직문화'는 중국법인 오리온에서도 드러나 구설에 올랐다.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 공식 홈페이지 해외망(海外网)에 따르면, 오리온이 중국법인 내 공장 노동자를 착취했다는 의혹이 폭로됐다.

▲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 공식 홈페이지 해외망(海外网) 캡쳐

폭로글에 따르면 "공장작업 라인에서 직원들이 서서 작업하면 10초마다 박스 하나씩 포장해야 된다. 멈출 틈이 거의 없다." "화장실에 가려면 팀장과 인사를 해야 하는데 팀장도 바빠서 반나절에 물 한 모금, 화장실 한 번 가는 경우가 많고 점심 식사 시간은 겨우 10여 분, 급히 먹은 후에는 즉시 작업장으로 돌아가 오후 일을 계속해야 한다." 

또 다른 중국 인터넷 매체 '百度'에서는 중국 오리온에 근무했던 직원이 임금체불로 오리온을 상대로 소송을 건 사건도 2019년 발생했다. 

▲ [중국 인터넷 매체 '百度' 캡쳐]

성과가 없다면 기업은 존속 가능하지 않다. 덮어놓고 기업의 성과주의를 죄악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을 죽게 만드는 조직문화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어느 기업이나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대기업을 상대로 괴롭힘을 증명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고용노동부에서 조사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결국 오너와 경영자가 직원을 부속품이 아닌 가족구성원처럼 생각하는 조직운영 마인드와 괴롭힘 방지 내부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리온 정수영 부장은 "직원들의 사망사고와, 집단따돌림 등 문제는 유선상으로 말씀드릴 부분은 아니고, 메일로 질의사항을 요청해주시면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파악하는대로 답변드리겠다"며 "질의사항을 확인 후 메일로 답변을 드릴텐데, 오리온측 입장도 꼭 기사에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KPI뉴스 / 곽미령 기자 ayms7@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