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깜짝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주현웅
chesco12@kpinews.kr | 2021-05-12 17:02:11
국내 이동통신 3사(KT,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올해 1분기 일제히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전부 비주력 사업인 통신 외 부문이 성장을 도왔다. 3사 전부가 2021년을 '탈통신' 원년으로 삼고 신사업 확대에 힘써온 결과가 빛을 발한 셈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5G 품질저하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이통사가 문제 개선을 위한 투자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크다.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와 관련한 집단 소송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이통3사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고도 웃기 힘든 이유다.
먹혀든 '탈통신' 전략…실적 상승 '날개'
최근 발표된 이통3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역대급'으로 평가된다.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조1086억 원에 달한다. 회사별로 LG유플러스 2756억 원, SK텔레콤 3888억 원, KT 4442억 원씩 기록했다. 이처럼 3사의 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긴 일은 지난 2017년 2분기 이후 약 4년 만이다.
12일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4168억 원, 영업이익 275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25.4% 늘어났다.
비통신 부문의 성과가 돋보였다. IPTV 등을 포함한 스마트홈 사업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8.8% 증가한 5300억 원을 기록했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인 기업인프라 부문 매출은 9% 증가한 3415억 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매출도 8.4% 늘어 562억 원을 달성했다. 중계메시징·웹하드·NW솔루션 사업 등의 매출 또한 11.3% 증가해 988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은 매출 4조7805억 원, 영업이익 3888억 원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29% 증가한 수준이다.
역시 통신 외 비주력 사업의 성과가 주요했다.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이른바 '뉴(New) ICT' 사업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증가한 1조5212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31.8%에 달하는 규모다. 이 부문 영업이익도 64.1% 증가한 1034억 원을 나타내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같은 날 KT가 공개한 성적표도 눈길을 끌었다. 매출 6조294억 원, 영업이익 444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5.4% 증가한 수준이다.
단연 비통신 사업이 활약했다.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X)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 성장했다. B2B사업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 증가했다. 무엇보다 KT의 올해 중점과제인 '디지코 로드맵'(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전환)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콘텐츠 그룹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2% 급증가했다.
본업은 뒷전? 뿔난 소비자들 '집단소송' 준비
이들 기업이 비통신 부문만 성장한 것은 아니다. 통신 부문에 해당하는 무선사업도 실적 상승이 이뤄졌다. 비통신 분야보다 성장 폭은 작지만 LG유플러스 6.1%. SK텔레콤 1.9%, KT 2.0%씩 매출이 올랐다.
단 이 같은 무선사업의 호실적은 각 회사의 역량보다는, 5G 가입자 수가 증가하는 사회현상이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국내 5G 가입자 수는 1447만 명이다.
오히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이통3사의 실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5G의 미흡한 속도와 접속범위 등 저품질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각 기업들이 신사업에만 역량을 쏟은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실제로 이통3사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데에는 5G 투자 축소가 한몫 했다. 각 회사가 실적발표와 함께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1분기 5G 기지국 구축 등을 포함한 설비투자비(CAPEX)가 증가한 곳은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3800억 원을 집행했다.
반면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CAPEX를 3066억 원에서 1650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KT도 4069억 원에서 2849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문제는 이통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네이버카페 '5G 피해자모임'은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이통3사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다. 법률 대리인을 맡은 김진욱 변호사(법무법인 주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이통3사가 제공하는 5G 서비스 품질에 비해 비용이 과다하며, 이는 재산상 손해로 볼 수 있다"면서 "소송 의사를 밝힌 이들은 약 1만 명으로, 늦어도 오는 6월 안에는 소장이 접수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올해 유무선 통신 인프라 고도화를 위해 전년 수준의 투자를 예정하고 있으며, 5G 전국망 조기 구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올해 연간 CAPEX는 전년 수준과 비슷하게 집행할 예정"이라며 "올해 2~4분기에 추가 집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PI뉴스 / 주현웅 기자 chesco1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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