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네상권 놓고 전쟁…당근마켓·번개장터 vs 롯데·네이버
김대한
kimkorea@kpinews.kr | 2021-04-30 09:36:10
기업들, 동네 상권 통해 소비 데이터 확보 용이
당근마켓·로마켓, 동네 시장 진입해 돌풍
네이버·롯데, 서비스 신설 및 투자로 승부수
동네 상권을 두고 스타트업에 이어 대기업까지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활반경 축소로 일명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 있는 범위의 상권)'이 대세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동네라는 키워드는 기존 이커머스와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다. 작은 커뮤니티를 조성한 후 그 위에서 공동 구매 등 다양한 소비 활동이 이루어진다. 기업의 입장에선 나이, 구매 성향 등 소비 패턴을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 데이터 확보에 용이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결국은 데이터 싸움이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사람을 모으는 것이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네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당근마켓·번개장터·로마켓, 동네와 중고로 꽃피는 혁신
동네와 중고라는 키워드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이 진입해 열풍을 일으켰다. 당근마켓의 경우 동네 기반 위치 서비스를 이용해 중고거래를 활성화한 일등 공신이다.
당근마켓은 실제 개인 간 거래로 잡혀 정확한 거래액과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고시장 1위 업체인만큼 거래액은 1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중고 거래뿐만 아니라, 재능 기부와 같이 밥 먹어주기 등 '슬세권'을 이용한 유무형 상품까지 판매되고 있다.
당근마켓은 2019년 9월 벤처캐피털(VC)로부터 400억 원을 투자받을 당시 기업가치를 200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중고마켓 시장의 성장과 관심에 힘입어 2조 원 가까운 몸값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역시 반응이 좋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연간 거래규모가 1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규모는 전년(약 1조 원)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40억 원을 기록했다.
번개장터는 MZ세대가 주축을 이루는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최근 트렌드로 부상한 스니커즈 등 리셀 시장에 특화시켜 인기가 높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지난해 스니커즈와 골프, 중고폰 등 부문에서 거래가 특히 늘었다"고 말했다.
동네 마트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로마켓 역시 동네 상권을 기준으로 배달 서비스에 특화된 스타트업이다. 쿠팡과 배달의 민족 등이 직접 물류센터를 지어 판매하는 것과 달리 동네마트 자체가 물류센터가 되는 것에 착안했다. 배달 실력까지 갖추고 있으면서, 근접한 곳에서 신선한 품질의 원재료를 배달할 수 있는 동네마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자는 계획이다.
가맹점 수와 주문 건수는 코로나19와 맞물리며 전년 동기 대비(2020년 기준) 120% 성장했고 매출은 지난해 60억 원 수준으로 늘었다. 정현진 로마켓 대표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로마켓을 통해 온라인 시대를 잘 대비해온 동네마트의 경우 코로나 특수로 매출이 6배가 올랐다"고 말했다.
골목상권 진입...네이버·롯데의 승부수
스타트업이 장악하던 시장에 최근 네이버와 같은 대기업이 진출했다. 동네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진입해 소비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동네 이웃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웃톡' 서비스를 신설했다. 이웃톡을 통해 동네 사람들이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등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실제 네이버의 '이웃톡'은 당근마켓 서비스와 다르지 않다.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하며, 당근마켓처럼 중고거래 기능도 갖췄다.
롯데그룹도 참전했다. 지난 3월 롯데는 중고나라에 투자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중고나라는 국내 온라인 중고 판매 1위 플랫폼으로 지난해 거래대금은 5조 원에 달한다.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전략적 투자자로 롯데가 나선 것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리셀러 등 중고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생각해서 투자를 결정했다. 우리나라에서 중고 거래액이 가장 크며, 앱도 더 알려질 가능성이 있는 등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투자의 배경에 대해 "향후 이커머스와 같은 온라인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초석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아파트 단위의 지역 서비스까지 나왔다. 지난 1월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이 인수한 카카오페이의 자회사 '모빌'이 일례다. 모빌은 아파트 단위로 주민 간 커뮤니티 서비스부터 아파트 편의 생활을 위한 전자 투표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생활 반경이 좁아지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동네와 지역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며 "승기를 잡기 위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대한 기자 kimkore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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