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상속세' 내주 발표…삼성, 최소 1조 사회공헌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1-04-20 16:32:32

13년 전인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논의 후 중단
이달 말 납부기한 임박…5년간 분할납부 택할 듯
'이건희 컬렉션' 미술품 기증·주식배분 방안도 공개

삼성 일가가 다음 주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산 상속 내용과 절차 등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납부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건희 컬렉션' 기증 방안을 포함해 이 회장 소유의 주식 배분과 사회 환원 계획 등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지난 2010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0'에 참석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홍라희 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삼성 제공]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은 최근 이건희 회장의 주식과 미술품·부동산 등 유산 배분과 상속세 납부 방식에 관한 조율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상속인들은 상속세 약 13조 원을 신고·납부하기 위해 분할납부(연부연납)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일가는 상속세를 신고할 때 신고한 세액의 6분의 1을 내고 나머지 6분의 5를 5년 간 분할납부하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가가 내야하는 주식 상속세는 지난해 12월 11조366억 원으로 확정됐다. 미술품·부동산·현금 등을 합치면 총 납부세액이 12조~1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발인식이 열린 지난해 10월 28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조기가 걸려 있다. [UPI뉴스 자료사진]

상속세 부담 낮추기 위해 '미술품 일부 기증' 가닥

관심은 감정가만 2조5000억~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총 1만3000점의 '이건희 컬렉션'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미술품의 경우 감정을 거쳐 상속재산 가액이 결정된다. 이 회장의 미술품은 2조~3조 원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과 미술품의 경우 상속가액 중 50%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만큼 상속인들의 상속세는 13조 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

상속세 부담을 낮추고자 삼성 오너 일가는 미술품의 일부를 기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세부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증 규모는 1조~2조 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미술품 가운데 국보나 보물 등 문화재는 국립현대미술관·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보내고, 유명 미술 작가의 작품은 지방 미술관과 기증 절차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UPI뉴스 자료사진]

사상 최대 사재출연…이건희 장학회 만드나

재계에선 이번 발표에 삼성 일가의 사상 최대 규모 사회 환원 계획도 담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이건희 회장이 밝힌 1조 원대의 사재 출연 약속을 이행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금 또는 주식 기부, 재단설립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하다 실행이 지연됐고, 2014년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중단됐다. 이 금액이 1조 원 정도다.

고인의 약속이 13년 만에 지켜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재 출연을 한다면 방식은 이건희 회장 명의의 재단 설립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 2월 삼성의 대표적인 장학재단인 '삼성장학회'가 설립 19년 만에 장학 사업을 중단한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니겠냐는 관측이다. 삼성장학회는 이건희 회장이 '인재경영' 철학을 담아 아들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직접 사재를 출연해 2002년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별도 재단 설립 없이 삼성생명공익재단 또는 삼성문화재단 등 기존 삼성 재단에 기부할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2014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졌을 때부터 이미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삼성 상속세 관련 문의가 많이 있어왔다"면서 "삼성 일가의 상속 문제 정리는 지배 구조 등 삼성그룹 경영에 있어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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