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저격' 유통업계 新트렌드?…신세계는 롯데, 하림은 CJ제일제당 '디스戰'

강혜영

khy@kpinews.kr | 2021-04-05 16:02:47

신세계 정용진 "롯데, 미끼 물었다" 등 도발…"시장 키우려는 노이즈 마케팅"
쿠팡, 로켓배송 무료…네이버 '최저가 검색' 겨냥 전략으로 평가
즉석밥 후발주자 하림, CJ제일제당과 오뚜기 '저격'
풀무원식품 vs 오뚜기, 들기름 막국수 '신경전'

"롯데가 제대로 미끼를 물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통 맞수인 롯데그룹을 또 한번 정조준했다. 지난달 말 "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다시 언급한 것이다.

롯데는 정 부회장의 이 같은 도발에 직접적인 대응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는 등 간접적으로 신세계를 저격했다.

두 기업이 서로를 도발하는 것은 단순히 라이벌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키우려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자 SSG 랜더스 구단주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창단 포부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일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에서 지난달 롯데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누가 1승을 하는 것보다 야구판이 커지길 원한다"며 "그래서 도발하고 언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롯데가 내 의도대로 반응했다"고 했다.

그는 "롯데가 미워서 그런 게 아니다"라면서 "롯데는 저희 30년 동반자이자 숙명의 라이벌"이라고 부연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달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야구단을 가진 롯데를 보면서 많이 부러워했다"며 "(롯데가) 본업 등 가치 있는 것들을 서로 연결시키지 못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것"이라며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정 부회장의 말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았지만, 신세계를 염두에 둔 듯한 마케팅을 벌여왔다.

롯데온은 지난 1일부터 자사 홈페이지에 '롯데온 1주년 x 롯데자이언츠 홈런기원'이라는 제목으로 롯데 자이언츠 개막전 응원 이벤트를 시작했다. 롯데온은 "원정 가서 '쓰윽' 이기고 'ON'"이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지난달 30일에도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할인 행사 관련 보도자료의 제목을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라고 설정하며 사실상 신세계에 도발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홍성태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두 기업이 모두 같이 시장을 키우고 공동의 적을 만들어서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효과를 거두려는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 혼다가 1970년대에 당시 오토바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던 야마하를 겨냥해 '야마하를 파괴한다(We will destroy Yamaha)'라는 비전을 내걸면서 시장을 확대했는데, 이와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홍 교수는 "정 부회장이 적대적인 스타일이 아닐뿐더러 야구단을 통해 점잖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 "롯데는 당황스럽기는 하겠지만 반응을 안 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가에 배송비? 쿠팡은 "무조건 무료"…네이버 도발

쿠팡은 지난 2일 로켓배송상품 무조건 무료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빠른 배송을 공짜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쿠팡은 기간이 한정된 이벤트라는 입장이지만, 그 기간이 언제까지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일종의 베타 서비스 성격인 셈이다.

▲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스크린에 비친 쿠팡 로고. [쿠팡 제공] 

쿠팡의 무료 로켓배송이 사실상 '최저가 검색'을 최대 무기로 내세운 네이버를 겨냥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쇼핑은 최저가 검색과 적립금 혜택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네이버 검색창에 상품명을 검색하면 상품을 가격순, 배송비 유무, 판매처 등의 항목별로 정렬할 수 있다.

네이버쇼핑에서는 상품을 낮은 가격순으로 볼 수는 있으나 실제로 최저가 제품을 들어가 보면 옵션 추가금이나 배송비 등이 붙어 실제로는 최저가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네이버는 이날부터 옵션 유형 중 색상·사이즈·발송 시점·박스 상태·제조 시점·유통기한에 대해서는 추가금을 설정할 수 없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하림 "우린 다른 즉석밥과 달라"…오뚜기·풀무원은 들기름 신경전

식품업계에서는 즉석밥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하림이 선두주자인 CJ제일제당과 오뚜기를 저격했다. 하림은 최근 '순수한 밥(순밥)'을 출시하면서 "순밥은 시중에 판매되는 다른 즉석밥 제품과 달리 장기보관을 위한 산도조절제나 보존제 등을 넣지 않고 100% 쌀과 물만으로 지었다"고 밝혔다.

햇반에는 밥의 맛·향을 유지하기 위한 '쌀미강추출물'이 들어갔고, 오뚜기밥에는 국산 쌀과 함께 밥의 맛·향을 유지하기 위한 '산도조절제'가 첨가된 점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풀무원식품과 오뚜기는 들기름 막국수 제품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오뚜기가 풀무원에 들기름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풀무원식품은 지난달 23일 가정간편식(HMR) '들기름·춘천식 메밀 막국수' 2종을 출시했다. 오뚜기는 전날 배민쇼핑라이브와 카카오커머스에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맛집 '고기리막국수'와 협업한 '고기리 들기름막국수'를 선보였다.

풀무원은 들기름 막국수 소스에 오뚜기 계열사인 오뚜기제유에서 들기름을 납품받아 사용했다. 하지만 제품 출시 나흘 만에 오뚜기 측으로부터 "초도 물량 제외하고 4월 중순부터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 측은 들기름 가격이 많이 올라 공급량이 부족해 다음 달 중순부터 공급이 안 될 수 있기에 미리 대체 업체를 찾으라고 공문을 보낸 것이며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