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터리 쇼크'…한국 관련기업과의 악연 탓?
김혜란
khr@kpinews.kr | 2021-03-25 14:29:50
폭스바겐 "韓배터리 대신 자체생산", 이면엔 LG와 깊은 갈등
2019년 獨언론 "LG, SK 손잡은 폭스바겐에 납품중단 의사 밝혀"
LG, SK와 배터리 분쟁중 폭스바겐과도 신경전 벌이며 '티격태격'
업계는 폭스바겐의 이번 선언이 한국 배터리 업체와의 절연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폭스바겐이 LG에너지솔루션과 수년간 겪어온 갈등이 이번 선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갈등설 점화…폭스바겐-SK 협력이 LG 자극했나
양사의 불화설은 2년여 전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2월 독일 경제지 '매니저 매거진'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SK이노베이션과 조인트벤처(JV)를 추진하자 이에 반발한 LG화학이 폭스바겐에 배터리 납품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우디의 첫 양산 전기차인 'e-트론' 출시가 지연된 이유는 LG가 배터리 공급량을 의도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폭스바겐은 미국 법정에 탄원서 등을 제출하며 SK 편에 서 왔다. 사업을 지키려는 이유지만 LG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작용했다. 폭스바겐은 "SK의 후순위 공급사는 어차피 중국 업체였다"며 LG와 선을 그었다는 업계 뒷얘기도 있다.
불화설 가시화?…폭스바겐 "우리의 많은 노력에도 LG는 불만족"
LG와 SK가 혈투를 벌이는 중 2019년 9월 폭스바겐은 JV 파트너로 제3의 업체를 선정했다. 이번 폭스바겐 선언의 중심이 된 노스볼트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 유출' 우려로 폭스바겐을 포함한 모든 완성차 업체의 러브콜을 거절한 바 있다. 반면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저가 수주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적극적인 JV 수용을 무기로 수주를 늘렸다. 이에 전략을 틀어 완성차와의 협업 의사를 밝힌 LG로서는 기분이 상하고, 소송으로 폭스바겐과의 JV 설립이 교착상태에 빠진 SK로서도 속 쓰릴 수밖에 없다.
LG 측은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된 폭스바겐과의 불화설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들의 갈등은 수면위로 드러났다. 2019년 말 LG화학이 SK와의 소송중 추가 증거자료를 요청하며 폭스바겐을 자극했다. 폭스바겐 측은 "LG의 요구에 따라 이미 1400페이지가 넘는 자료와 증인을 제공하느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며 "그런데도 LG가 또다시 불만과 부족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선언의 또 다른 내용은 중국과 유럽 업체가 주력하는 '각형 배터리' 채택이다. 각형 배터리를 만드는건 한국 업체 중 삼성SDI가 유일하다. 그러나 삼성에게 '반사이익' 될지는 미지수다. 폭스바겐은 이미 삼성SDI에 물먹은 전력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19년 5월 폭스바겐의 60조 원대 배터리 구매 계약에 차질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삼성SDI가 당초 약속한 20GWh에 한참 모자라는 5GWh만 공급하겠다며 협상판을 뒤집은 것이다. 여기엔 규모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하는 삼성의 사업 전략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립 5년 차 신생업체인 노스볼트만으로 폭스바겐이 필요한 배터리를 모두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폭스바겐이 새 길을 걷게 된 건 LG와의 해묵의 감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2019년 獨언론 "LG, SK 손잡은 폭스바겐에 납품중단 의사 밝혀"
LG, SK와 배터리 분쟁중 폭스바겐과도 신경전 벌이며 '티격태격'
"폭스바겐이 갑자기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플러그를 뽑아버렸다."
폭스바겐이 최근 '파워 데이'에서 배터리 자체생산 전략을 선언하자 로이터통신은 이같이 분석했다. 이번 선언의 핵심 내용은 LG에너지솔루션(분할 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최대 고객이던 폭스바겐이 전기차 배터리 대부분을 직접 생산한다는 것이다. 지분투자한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를 통해 배터리를 공급받고 부족한 부분은 중국 CATL 등을 통해 메운다.
업계는 폭스바겐의 이번 선언이 한국 배터리 업체와의 절연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폭스바겐이 LG에너지솔루션과 수년간 겪어온 갈등이 이번 선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갈등설 점화…폭스바겐-SK 협력이 LG 자극했나
양사의 불화설은 2년여 전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2월 독일 경제지 '매니저 매거진'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SK이노베이션과 조인트벤처(JV)를 추진하자 이에 반발한 LG화학이 폭스바겐에 배터리 납품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우디의 첫 양산 전기차인 'e-트론' 출시가 지연된 이유는 LG가 배터리 공급량을 의도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폭스바겐의 이번 조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벌인 '배터리 전쟁'과도 관련이 있다. 소송 패소로 SK이노베이션에 10년 수입금지 조처가 내려지면서 폭스바겐의 SK배터리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2019년 4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소송에서, 자사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 인력을 빼간 뒤 SK이노베이션이 폭스바겐을 상대로 북미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두 기업은 폭스바겐의 2차 MEB(폭스바겐 전기차 플랫폼)의 배터리 물량을 두고 수주전을 벌였고, 승리는 SK로 돌아갔다.
폭스바겐은 미국 법정에 탄원서 등을 제출하며 SK 편에 서 왔다. 사업을 지키려는 이유지만 LG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작용했다. 폭스바겐은 "SK의 후순위 공급사는 어차피 중국 업체였다"며 LG와 선을 그었다는 업계 뒷얘기도 있다.
불화설 가시화?…폭스바겐 "우리의 많은 노력에도 LG는 불만족"
LG와 SK가 혈투를 벌이는 중 2019년 9월 폭스바겐은 JV 파트너로 제3의 업체를 선정했다. 이번 폭스바겐 선언의 중심이 된 노스볼트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 유출' 우려로 폭스바겐을 포함한 모든 완성차 업체의 러브콜을 거절한 바 있다. 반면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저가 수주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적극적인 JV 수용을 무기로 수주를 늘렸다. 이에 전략을 틀어 완성차와의 협업 의사를 밝힌 LG로서는 기분이 상하고, 소송으로 폭스바겐과의 JV 설립이 교착상태에 빠진 SK로서도 속 쓰릴 수밖에 없다.
LG 측은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된 폭스바겐과의 불화설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들의 갈등은 수면위로 드러났다. 2019년 말 LG화학이 SK와의 소송중 추가 증거자료를 요청하며 폭스바겐을 자극했다. 폭스바겐 측은 "LG의 요구에 따라 이미 1400페이지가 넘는 자료와 증인을 제공하느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며 "그런데도 LG가 또다시 불만과 부족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선언의 또 다른 내용은 중국과 유럽 업체가 주력하는 '각형 배터리' 채택이다. 각형 배터리를 만드는건 한국 업체 중 삼성SDI가 유일하다. 그러나 삼성에게 '반사이익' 될지는 미지수다. 폭스바겐은 이미 삼성SDI에 물먹은 전력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19년 5월 폭스바겐의 60조 원대 배터리 구매 계약에 차질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삼성SDI가 당초 약속한 20GWh에 한참 모자라는 5GWh만 공급하겠다며 협상판을 뒤집은 것이다. 여기엔 규모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하는 삼성의 사업 전략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립 5년 차 신생업체인 노스볼트만으로 폭스바겐이 필요한 배터리를 모두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폭스바겐이 새 길을 걷게 된 건 LG와의 해묵의 감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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