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경영 복귀가 던진 의문…"알츠하이머는?"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1-03-04 16:33:10
과거 병력 때문에 재계 일각선 의구심
한화 "김 회장, 알츠하이머 진단받은 적 없다"
김승연(69) 한화그룹 회장이 이달 중 경영에 복귀한다. 2014년 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7개 대표이사에서 물러난지 7년 만이다.
김 회장의 복귀는 지난달 18일로 '취업 제한'이 해제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룹 회장으로서 정상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게 맞느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5일 한화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달 안에 모(母)회사이자 항공·방산 대표기업인 ㈜한화, 화학·에너지 대표기업 한화솔루션, 건설·서비스 대표기업인 한화건설에 적을 두고 한화그룹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재개할 예정이다. 미등기 임원으로 참여하는 것이어서 이사회 의결이나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 건 아니다. 한화는 김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공식 선임할 적절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그의 건강이다. 김 회장의 병력을 기억하는 이들은 "경영에 복귀해도 되는 거냐"며 의문을 드러낸다. 과거 김 회장은 1년 6개월간 수감 생활 가운데 1년 3개월을 구치소가 아닌 병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던 2013년 3월 4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윤성원) 심리로 열린 김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비공개 심문 당시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의사 A교수는 "뇌 활동이 저하된 김 회장의 증상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비슷하다. 형사재판에서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이는 김 회장의 변호인단이 구속집행정지 연장을 4차례나 재판부에 요청하는 중요한 근거가 됐다.
김 회장은 2012년 8월 4000억 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1억 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일부 무죄를 인정받아 2014년 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최종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마쳤다. 김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은 뒤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번질 수 있다'는 주치의 진단소견은 사라졌다.
김 회장의 집행유예 기간은 2019년 끝났고, 이로부터 2년이 경과해 취업 제한이 풀렸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은 5억 원 이상 횡령·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해당 범죄와 관련한 기업에 일정 기간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징역형의 경우 집행이 종료된 후 5년간, 집행유예 때도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된 뒤 2년간 적용된다.
"알츠하이머 진단받은 적 없다"
건강에 관한 의구심에 대해 한화 측은 "건강에 아무런 문제 없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바 없고 지금 건강한 상태로 경영 판단에 문제없다"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섬망이 먼저 발견됐는데 알츠하이머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것"이라며 "섬망이 치료되면서 알츠하이머로 번지지 않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섬망'(譫妄)은 잠을 안 자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심한 과다 행동과 생생한 환각, 초조함·떨림이 자주 나타나는 병증을 일컫는다.
"애초 알츠하이머 아니었다는 주장 맞을 것"
한 대형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알츠하이머는 단순 기억 장애에 해당하는 경증부터 주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인지 장애 단계인 중증에 이르기까지 병기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면서 "발병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10년가량 장기간에 걸쳐 약물 등을 통한 치매 증세 발현 및 진행을 늦추는 치료만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동안 증상을 완화할 뿐이라는 치료법을 감안하면 7년은 오랜 기간으로 그동안 증세가 악화됐으면 됐지 완치는 불가능한 병이기 때문에 알츠하이머가 애초 아니었다는 주장이 맞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건강이상설을 딛고 경영에 복귀하면서 세 아들의 경영 수업과 승계 작업은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장남인 동관은 한화솔루션 사장을 맡고 있고, 차남 동원은 한화생명 전무로서 금융 부문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삼남 동선은 최근 한화에너지 상무보로 복귀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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