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여성이사 5.2%…의무화에 "사외이사부터 채우기"
김혜란
khr@kpinews.kr | 2021-02-24 10:02:04
내부이사 발탁 힘들어 외부 수혈…"여성이사 모시기" 두드러질 듯
현재 여성의 대기업 이사회 진출 비율은 5.2%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8월 시행될 자본시장개정법은 여성 이사 1인 이상을 포함하도록 해 대기업의 '여성 이사 모시기' 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국내 100대 기업 사외현황 현황 분석' 결과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개별 및 별도 재무제표 기준) 기준이고, 사외이사와 관련된 현황은 2020년 3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자산 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상장법인은 이사회에 여성 이사(등기 임원 포함)를 최소 한 명 포함하도록 의무화돼 여성 이사 선임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이때 당장 내부에서 단기간에 여성 사내이사를 선임하기보다는 여성 사외이사를 찾는 것이 빠르다는 판단에 기업들은 외부 인사 수혈에 한창이다.
유니코써치는 "보통 사장급은 되어야 사내이사가 가능한 데 현재 여성 고위직이 없다보니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 대사중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포함한 총 이사회 인원은 모두 75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여성은 39명으로 여성의 이사회 진출 비율은 5.2%에 그쳤다.
사외이사 숫자는 441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여성은 35명(7.9%)에 그친 반면 남성은 406명(92.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100대 기업 내 사외이사 여성은 열 명 중 한 명꼴도 되지 않은 실정이다.
미국 대기업의 여성 이사회 진출 비율은 작년 기준 28% 수준이다. 스웨덴(24.9%), 영국 (24.5%)도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은 20%대로 우리나라 기업들보다 높은 편이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은 여성 이사 비율을 40%까지 확대해 놓았다. 최근 독일도 3명 이상의 이사회를 가진 상장 회사의 경우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사회 멤버 중 30% 이상을 여성 몫으로 할당해놓은 셈이다.
우리나라도 법 개정으로, 올해와 내년 사이에 여성 이사회 진출 비율 수치가 크게 달라질 것이 확실시 된다. 유니코써치는 "내년 150명 내외 수준의 여성들이 이사회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100대 기업 기준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20%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때문에 최근 주주총회를 앞둔 대기업들은 이사 후보군에 여성들을 포진했다. 기아가 내달 주주총회 때 신규 승인할 조화순 사외이사 역시 1966년생으로 현재 연세대 교수로 활동 중이다. 현대모비스에서 새로 선임한 강진아 사외이사도 196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직을 맡고 있다. 현대차도 현재 카이스트 교수 타이틀을 가진 1974년생 이지윤 사외이사를 선임해둔 상태다. 이는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35명을 살펴보면 1960년대 출생자는 21명으로 60%를 차지했고, 1970~80년대생은 9명(25.7%)으로 나타났다. 1960년 이후 출생자가 85%를 넘어섰다. 교수 이력을 가진 학자 출신도 20명(57.1%)으로 가장 많았다.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신규 선임되는 여성 사외이사 중에는 1960년 이후 출생한 대학 교수 중에서 이사회로 진출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유니코써치 측은 학자 출신의 교수들은 상대적으로 해당 분야 전문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들 그룹에서 사외이사 후보군을 찾으려는 경향이 높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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