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쏘아올린 5가지 화두…손정의 각본·김범석 연출 '55조 블록버스터'

강혜영

khy@kpinews.kr | 2021-02-15 13:31:58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신고서로 내용 밝혀져
지난해 매출 13조 원·영업손실 5800억 원·고객수 1485만 명
뉴욕행 택한 이유?…김범석 '차등의결권' 부여로 경영 안정

국내 온라인 쇼핑몰 업계 최강자인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이 본격화했다. 쿠팡은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고서를 제출했다. 국내 기업의 미 증시 상장 성공 사례가 될 것인가.

쿠팡은 보통주를 종목 코드 'CPNG'로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될 보통주 수량 및 공모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쿠팡은 왜 미국 증시를 선택한 것인가. 김범석(43) 쿠팡 이사회 의장은 신고서에서 새로운 일자리 5만 개를 제시했다.  "2025년까지 한국에 5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상장을 통해 인정받을 기업가치의 기대치도 '스케일'이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통신 등을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쿠팡이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에서 500억 달러(약 55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보도했다.

▲ 쿠팡의 분기별 매출 추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장 신고서 캡처]

10억 달러 조달 목표…공격적 투자 나선다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확충한 자금은 '로켓배송' 지역 확대를 위한 물류센터와 물품 보관·포장·배송·재고 관리를 총괄하는 통합 물류관리 시스템인 풀필먼트 등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상장 신고서를 통해 한국 내 30개 이상 도시에 약 170개 물류센터를 둔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물류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쿠팡은 현재 자금 지출 중 상당 부분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이며 가까운 미래에 큰 규모의 자본 지출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풀필먼트와 물류센터를 건설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배송 시간을 줄이고 비용 구조를 최적화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신고서에서 "지난해 대부분의 기업이 고용을 축소한 것과 달리 우리는 약 1조 원을 투자해 7개의 새로운 광역 물류센터를 짓고 수 천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면서 "쿠팡의 목표는 2025년까지 한국에 5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우리의 제공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계획도 항상 탐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로켓 프레시, 쿠팡이츠, 쿠팡 페이 등을 언급해 사업 확장 가능성도 내비쳤다.

'29배 차등의결권'으로 김범석 체제 강화

쿠팡이 한국 증시 상장이 아닌 뉴욕 증시를 선택한 주된 이유로는 차등의결권이 꼽힌다.

상장 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B 주식에 일반 주식인 클래스A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을 부여했다. 김 의장이 가진 주식 1주는 일반 주식 29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갖는다는 뜻이다.

국내에서는 1주당 복수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차등의결권이 보장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의결권이 차등화된 여러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한 미국 음식배달 스타트업 도어대시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도 공동창업주들에게 일반 주식보다 20배의 차등의결권을 부여했다.

김 의장이 이 주식을 매각 또는 증여, 상속할 경우에는 차등의결권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차등의결권이 안정적인 경영권 보장만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셈이다.

김 의장이 가진 쿠팡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분 2%만 갖고 있어도 58%에 해당하는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김 의장은 외부의 인수·합병(M&A) 시도를 견제하며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 13조…만년 적자서 흑자 전환할까


상장 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작년 총 매출액은 119억7000만 달러(약 13조3000억 원)로 집계됐다. 2019년 7조1000억 원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5억2773만 달러(약 5800억 원)로 2018년10억5241만 달러(약 1조1623억 원)와 비교해 절반 가량 줄었다. 순손실은 4억7490만 달러(약 5257억 원)로 전년(6억9880만 달러) 대비 2억 달러 이상 축소됐다.

쿠팡은 2010년 창사 이래 흑자를 기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적자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누적적자 규모는 41억1800만 달러(약 4조5500억 원)다.

하지만 쿠팡 이용자 수와 이용자의 사용금액의 증가 추이를 볼 때에는 쿠팡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볼 만하다.

최근 3개월간 쿠팡에서 한 가지 이상 제품을 산 사람은 1458만 명에 달했다. 이는 2018년 말 916만 명에서 500만 명 넘게 뛴 수치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수는 약 5178만 명으로 단순 계산하면 국민 3.4명 중 1명은 쿠팡을 이용한 것이다.

지난해 소비자가 쿠팡에서 쓴 돈은 분기당 평균 256달러(28만2718원)로 2018년 127달러에서 두 배 급증했다. 쿠팡 이용자는 사용 금액도 늘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쿠팡에서 100만 원을 썼던 사람은 지난해엔 359만 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김범석 연간 보수 158억 원…직원에겐 주식 1000억 원 쏜다

김범석 의장의 지난해 연봉은 급여만 88만6635달러(약 9억8000만 원)이었다. 여기에 스톡옵션 등을 합하면 지난해에만 총 1434만 달러(약 158억3400만 원)를 받았다.

▲ 쿠팡 경영진의 2020년 연간 보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장 신고서 캡처]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지난해 연봉과 스톡옵션 등을 합쳐 지난해 받은 보수는 2764만 달러(약 305억2500만 원)였다. 팸 CTO는 우버 CTO 출신으로 지난해 쿠팡에 합류했다.

쿠팡의 NYSE 상장은 4월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이에 맞춰 10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직원에게도 나눠줄 방침이다.

김범석 의장은 상장 신고서에서 "일선 직원과 비관리직 직원에게 최대 1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보상할 것"이라며 "이들이 회사의 근간이자 성공의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국판 아마존' 실현되나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약 55조4000억 원)를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쿠팡이 500억 달러 이상의 시장 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1680억 달러를 기록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2014년 IPO 이후 최대 규모다. 앞서 블룸버그는 쿠팡의 기업가치를 300억 달러(약 33조 원)로 내다봤는데 이를 상회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상장으로 쿠팡에 30억 달러를 투자한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의 기업가치가 실제로 500억 달러에 육박하게되면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쿠팡 지분 가치는 190억달러(약 2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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