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플랫폼'이 좌우하는 미래차…새로운 1등은 애플?

김혜란

khr@kpinews.kr | 2021-02-05 16:22:54

AI·빅데이터·클라우드가 자율주행의 핵심…빅데이터 플랫폼이 관건
독자 하드·소프트웨어 테슬라, 플랫폼 갖춘 '애플카' 시장 주도할 듯
차량 빅데이터의 새 수익모델 車보험업에 완성차들 앞다퉈 뛰어들어

"테슬라는 자율주행이라는 편리성을 미끼로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독점하려 합니다."

연초부터 국내외 증시를 달군 산업계의 화두는 자동차와 IT 빅테크 기업간의 '이종연합'이다. 지난달 GM이 MS와의 맞손을 잡은데 이어 이달에는 포드가 구글을 클라우드 협력사로 점찍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와 애플의 애플카 생산은 구체화되고 있다. 이들 소식에 각사의 주가는 요동쳤다.

미래차의 주도권, 빅데이터 플랫폼 확보에 달렸다

▲ '자율주행 빅데이터 관제센터' 가상도 [LG유플러스 제공]

미래차의 궁극적인 모습인 자율주행차에서 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차량이 실제 운행과정에서 만들어 내는 빅데이터가 없으면 인공지능은 작동할 수 없다. 이 둘이 결합해야 판단이 빨라져, 차량 스스로 돌발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또 개별 차량이 만들어내는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하려면 클라우드가 필요하다.

결국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로 무장한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없이는 완성차 업계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아직 실체도 없는 '애플카'에 대해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유도 애플이 거대 빅데이터 플랫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독자 운영체계(OS)로 이미 스마트폰 사용자를 매료시키지 않았냐"면서 "친숙함, 익숙함을 무기로 기존 전기차 시장과 자율차 시장에  침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커넥티드카는 빅데이터 수집기

▲ 테슬라 관계자가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테슬라 제공]

테슬라가 '자동차 산업의 미래'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차량 생산을 외주에 맡기지 않는 데다 일찌감치 자체 빅데이터 플랫폼 기반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애플처럼 정기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또 차량 내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등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는 커넥티드카의 대표적 사례다. 커넥티드카는 자동차를 클라우드 서버와 실시간·양방향으로 연결해 인터넷의 방대한 정보 등을 주고받고 축적한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 교수는 테슬라가 이같은 서비스에 동시에 몰두하는 이유를 빅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함'과 '중독성'을 무기로 사용자가 계속해서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게 만드는 것이다. 빅데이터가 자율주행기술을 발전시키는 원천인 동시에, 자율주행은 빅데이터의 수집장치가 된다는 얘기다.

결국 차량에 쌓이는 개인의 정신적, 경제적, 사회적 정보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새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가령 차량 내 센서로 운전자의 맥박, 건강정보가 수집되면 인공지능이 진단을 내리고 병원을 추천할 수도 있다. 또 누군가와의 전화, 넷플릭스·유튜브 등의 시청 기록 등을 통해 예약 서비스나 상품 추천 같은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다.

자동차 보험업도 자동차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표적 수익 모델로 꼽힌다. 시장조사 기관 리서치앤마켓은 미래 기술이 결합한 자동차 보험 시장이 현재 26조 원에서 2027년 14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와 GM이 보험업에 뛰어든 이유

▲ GM의 자체 보험 서비스 홍보 이미지 [GM 제공]

미국의 GM과 테슬라가 보험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테슬라는 2019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으로 자체 자동차 보험을 출시했다. 올 1월에는 텍사스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고, 같은달 이스라엘에서는 현지 보험사와 손잡고 보험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GM은 온라인 자동차 보험 전문회사 온스타보험서비스(OnStar Insurance Services)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GM은 파산 위기를 겪었던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자회사인 GMAC파이낸셜서비스를 매각하면서 자동차 보험 사업을 포기해야했다.

테슬라는 자체 클라우드 서버로, GM은 자사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온스타 통해 운행 정보를 얻어 보험료를 저렴하게 책정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완성차·IT 기업의 미래차 전략은

자동차 산업이 빅데이터 경쟁으로 재편되면 우리 기업이 설 곳이 좁아진다. 국내 기업들이 자동차를 비롯 TV,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에서는 세계적으로 선두권이지만 소프트웨어 기반은 약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애플카 협력에 대한 우려는 애플에 데이터 주도권을 뺏기면서 외주업체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호 교수는 "완성차가 껍데기만 파는 하청업체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자력으로 일군 빅데이터 플랫폼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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