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에너지, 전자담배 사고로 징벌적 손배소송 리스크
김혜란
khr@kpinews.kr | 2021-01-21 15:09:27
"유사 소송시 LG에너지솔루션에도 징벌적손배로 사고책임 물을것"
삼성SDI가 전자담배 배터리 폭발사고로 미국서 처음으로 징벌적손해배상 소송에 연루된 것과 관련, 현지에서 소송을 진행중인 로펌이 "LG에너지솔루션도 유사 소송을 당할 수 있다"며 21일 이메일로 UPI뉴스에 밝혀왔다.
배터리 시장서 세계적인 입지를 다진 양사는 미국 내 빗발치는 전자담배 배터리 폭발 소송에다 천문학적 합의금이 예상되는 징벌적 손해배상 리스크까지 생겼다는 의미다.
전자담배 배터리 관련, 징벌적손배 소송을 이끄는 로펌은 미국의 '벤틀리앤모어'다. 이번 사건을 맡은 그레그 벤틀리 변호사는 삼성 SDI의 전자담배 리튬이온 배터리가 2018년 초 폭발해 피해자 '코프'가 왼쪽 다리와 생식기에 각각 2, 3도 화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SDI는 "전자담배용 18650리튬이온 배터리를 판매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산업용인 이 배터리를 일반 소매상에 공급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1심법원은 지난달 22일 전자담배 폭발 소송에 대한 삼성SDI의 약식판결(최종 판결에 이르지 않고 재판 도중에 소를 기각하는 판결) 요청을 기각했다. 약식판결로 전자담배 폭발 피해 소송과 이와 연동된 징벌적손해배상 소송을 무효화하려는 시도가 실패한 것이다.
이날 벤틀리측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삼성이 18650배터리를 전자담배 시장에서 퇴출시키지 못하는 바람에 배터리 폭발 피해자들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지만, 회사는 이런 사실을 부인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2015년 이후 88건의 유사 소송에 연루돼 있다. 벤틀리는 이번 사고가 처음이 아닌 점을 증거로 들면서 삼성SDI가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 판결문에 따르면 삼성SDI 측은 18650배터리가 전자담배용으로 오·남용 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한 시기는 2016년이다.
벤틀리는 "사고를 일으킨 배터리들은 여전히 전자담배용으로 판매되고 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매점에서 소비자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연성 물질이 포함된 18650배터리는 폭발 사고 위험이 크다"며 "삼성SDI는 시중에 이러한 배터리가 유통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틀리는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징벌적손배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8650배터리를 만드는 주요 업체중 하나다.
그는 "LG 역시 18650배터리 폭발과 관련해 다수의 소송에 얽혀있다"며 "우리 로펌 역시 LG를 상대로 재판을 진행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중인 재판은 없지만, 향후 LG를 상대로 한 전자담배 배터리 소송을 맡게되면 징벌적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고 측은 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오는 9월에 예정된 다음 재판 전에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징벌적손배 소송에서 기업이 최종 패소 판결을 받으면 막대한 배상액을 물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부담을 줄이고자 배상 등 사적 합의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벤틀리는 "여느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이 문제가 재판(이 열리기) 전에 해결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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