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폭발에 발목잡힌 LG에너지솔루션…미국서 줄줄이 소송
김혜란
khr@kpinews.kr | 2021-01-12 15:41:54
미국내 전자담배 사고분쟁 증가 추이…현지언론 "LG도 피하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분할 전 LG화학)이 미국 소비자들과 벌이는 전자담배 폭발 사고 관련 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가 폭발해 문제를 일으켰는데 공급자인 LG측의 '제조물책임'이 부각되며 소송전에 휘말린 것이다.
지난해 관련 로비 비용만도 14만 달러 가까이를 지불했는데, 소송 첫 단계인 관할권 소송에서 LG측은 잇달아 패했다. 이에 따라 본소송이 줄줄이 예고되어 있다.
12일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제1항소법원은 지난달 15일 전자담배 폭발 사고와 관련해 텍사스주에 재판 관할권이 없다는 LG화학의 주장을 기각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월 텍사스주 주민 토미 모건(Tommy Morgan)이 LG화학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으로 시작했다. 모건은 전자담배에 장착된 LG화학의 리튬이온 18650배터리가 폭발해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텍사스주에 관할권이 없다'고 맞섰다. 그러자 모건 측은 LG화학의 화물 배송 이력을 토대로 회사가 관할 지역에서 상업행위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들은 2000 페이지가 넘는 문건을 준비했는데 여기에는 LG화학이 168회 가량 텍사스주 휴스턴을 통해 화물을 보냈고, 이때 상당수의 배터리들이 주 내에서 판매됐다고 기록돼 있었다.
결국 LG화학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졌다.
LG화학이 얽힌 전자담배 폭발 사고 관련 소송은 한두 건이 아니다. LG화학은 지난해 오하이오주와 조지아주 법원에서도 '관할권이 없다'는 주장이 기각돼 본소송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를 두고 당시 현지 언론은 LG화학도 미국에서 불 붙은 전자담배 소송전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됐다고 평했다.
'소송의 천국'답게 미국엔 현재 '전자담배 화상 전문 변호사(Vape burn Attorney)'들이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모건의 사건을 맡은 로펌도 "항소심에서 LG화학을 이겼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LG화학은 지난해 전자담배 관련 로비 비용으로만 13만5000달러(1억5000만 원)를 집행했다.
시민단체인 프로퍼블리카 등에 따르면 LG화학 담당 에이전시 포토맥(POTOMAC)은 지난해 4월부터 미국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에 여러 차례 로비한 정황을 공개했다.
CPSC는 대통령직속 연방정부 기구로 소비자 안전에 관한 거의 모든 조처를 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 위원회는 최근 전자담배의 18650배터리가 화재·폭발 위험성이 있다며, 이베이와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력해 판매를 막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분쟁으로도 힘든데, 전자담배 이슈까지 커진 상황"이라며 "이제 막 날개를 단 LG에너지솔루션이 시작부터 경영 불확실성을 안고 가게 생겼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1일 전지사업부(배터리)를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으며 연내에 기업공개(IPO)가 예정돼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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