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철강· 화학 전통 기업들도 앞다투어 '수소 드라이브'

김혜란

khr@kpinews.kr | 2021-01-08 15:59:32

모빌리티 등 수소 수요·활용→생산·공급·충전 등 수소 밸류체인 전반
SK, 美 수소기업에 새해 첫 투자…"수소 생산-유통 통합기업이 목표"
한화, 수소기술센터 개소· 투자 확대…현대차, 연료전지시스템 개발

SK는 새해 벽두부터 첫 대형 투자처로 수소관련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 기업을 선택해 수소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 의지를 내보였다.   

수소와 관련된 그간 대기업의 행보는 현대차 등 수소모빌리티 등 수요와 활용 등 직접적 분야에만 집중됐으나 이제는 수소 생산·공급과 충전 분야 등에도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이른바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미국 수소 기술 기업 플러그파워가 테네시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소저장탱크. [플러그파워 제공]

SK, 자회사 역량 끌어모아 수소'생산·유통' 전방위로 공략 

SK그룹의 SK㈜와 SK E&S는 최근 미국 플러그파워의 지분 9.9%를 확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플러그파워는 수소 사업 밸류체인 내 차량용 연료전지(PEMFC), 수전해(물에 전력을 공급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핵심 설비인 전해조, 수소 충전소 건설 기술 등 다수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와 SK E&S가 각각 8000억 원을 출자해 1조6000억 원을 공동 투자하는 방식이다.

SK는 지주회사인 SK㈜를 중심으로 수소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SK㈜에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추진단'을 만들었다. 자회사인 SK E&S가 수소 생산과 공급을 맡고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에너지가 전국에 가지고 있는 주유소·화물트력 휴게소 등을 수소 충전소로 활용한다.

SK는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활용해 아시아 수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2025년까지 28만t 규모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수소의 생산·유통·공급을 통합 운영하는 시장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수소차에 편중된 韓 수소산업…분야별 고른 발전 필요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수소산업 비중은 수소활용(수소차·연료전지·수소발전) 분야가 65.5%로 수소공급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전체에서 각각 66%, 20.9%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즈음 한국 철강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수소 사업에 뛰어들었다. 포스코는 중장기 수소사업 로드맵을 짜고 2050년까지 수소 5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우선 2030년까지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분리해 땅속에 저장하는 블루수소, 2040년까지는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 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생산체제를 갖춘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호주 원료공급사인 FMG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사업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모습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도 수소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출하설비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꾸준히 시설을 확충해 연 3만7200t까지 수소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의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재활용해 2016년부터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금속분리판도 현대제철에서 만들고 있는데 4만6000대까지 생산능력을 늘린다.

수소전기차 경쟁력 확보 현대차, 영역을 넓힌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현대차는 일찌감치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수소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수소전기차 넥쏘의 국내 판매 1만 대 달성,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의 유럽 및 중동시장 진출 등의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확대 적용을 위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수소전기차 판매뿐만 아니라 선박, 기차, UAM 등 전 수송장치로 수소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지난 5일엔 정부로부터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 수출 승인을 받고 해외 첫 생산 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최근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론칭해 2030년 70만 기의 수소연료전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한다는 목표다.

▲ 시마론이 생산한 넵튠 타입4 탱크. [시마론 제공]


한화, 수소기술연구센터 개소…해외사 투자도 꾸준히


한화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의 주도로 2018년 미국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에 1억 달러(약 1200억 원)를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니콜라 사기 의혹'으로 사실상 수소 사업이 위기를 맞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친환경 정책 기조를 펼치는 바이든 시대와 맞물려 한화의 수소사업이 돌파구를 찾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일 한화솔루션은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수전해기술개발팀을 '수소기술연구센터'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사내 벤처로 출발한 미국 고압탱크업체 '시마론'을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의 수소발전 전략이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한국의 수소차 분야도 스택, 수소저장탱크 등 중요 부품의 기술력은 미흡해 수입에 의존한다"며 "정부 차원에서는 관련 기업의 육성을 통해 주요 부품소재의 공급을 원활히 하고 가격을 낮추어 경제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소 생산을 위한 원료와 부품 등도 많은 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이를 낮추고 국내 기술력을 높이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래의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발전과제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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