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한국경제, 코로나 딛고 3%대 성장 회복하나

강혜영

khy@kpinews.kr | 2020-12-31 14:41:44

정부, 수출·투자 회복으로 3.2% 성장 전망…해외IB, 4% 낙관론도
백신 도입 시기가 주요 변수…한경연, 접종 지연시 최악 -8.3% 전망
확장 재정·통화 완화정책 지속…"금융안정 상황·재정 여력 유의해야"

2020년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22년 만에 역성장했다. 새해에는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정부는 세계 경기 및 반도체 업황 개선과 확장적 거시정책 등 정책효과가 성장세 개선 흐름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른 불확실성 등 하방 리스크도 존재한다. 특히 백신 도입이 지연되고 확진자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기승을 부릴 경우 한국경제가 2년 연속 역성장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여러 척의 선박들이 수출입 화물을 실어나르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정부 성장률 3.2% 반등 전망…수출·투자 회복세 기대

정부는 2021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우리 경제가 새해에는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9일 "내년 상반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해 가장 빠른 경제 반등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주요국의 경기회복으로 세계 교역이 증가하면서 수출이 통관 기준으로 8.6%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비투자 역시 내년 반도체 등 제조업 경기 회복에 힘입어 내년 4.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우리나라의 2021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 안팎으로 제시했다. 한국은행 3.0%, 한국개발연구원(KDI) 3.1%, 아시아개발은행(ADB) 3.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 국제통화기금(IMF) 2.8% 였다.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해외 투자은행(IB) 9곳이 제시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도 평균 3.3% 수준이었다. UBS 4.1%, 골드만삭스 3.6%, 노무라 3.6%, JP모건 3.5%, BoA메릴린치 3.4% 등이 낙관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이와 비교해 현대경제연구원(3.0%), LG경제연구원(2.5%) 등 민간 경제 연구기관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소비·고용 회복 더딜듯...백신 접종 지연시 2년 연속 역성장 가능성도

수출은 반도체 경기 개선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와 고용 부진은 지속되면서 경제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해에는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경제주체들이 코로나19 사태에 적응함으로써 대면 소비를 제외한 웬만한 경제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는 측면, 백신 보급 기대 등에서 올해보다 확실히 나을 것"이라면서도 "대면 서비스 관련 소비는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민간투자와 고용 회복도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 상황뿐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 해외 금융 불안 가능성 등 금융안정 문제, 환율 하락 등 글로벌 하방 리스크가 상존해 있어 3%대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백신 보급 시기가 성장률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일일 확진자 수가 1200명 수준으로 증가하고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각각 새해 1, 2분기에 시작되는 경우 연간 성장률이 0%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했다.

백신 접종이 이보다 지연될 경우 새해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백신 도입이 2분기, 일반접종이 3분기로 늦춰지고 일평균 확진자가 1500명과 2500명 늘어나는 시나리오의 경우 경제성장률은 각각 -2.7%와 -8.3%로 하락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새해 성장률은 코로나가 진정이 언제 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백신이 효과를 발휘해서 상반기 중에 국내 혹은 해외에서 코로나가 안정되면 억눌렸던 수요가 늘면서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이 늦어지거나 백신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이 확진자 증가가 지속된다면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며 "정부의 전망치인 3.2%도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렇게 높은 성장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확장 재정·통화 완화 지속 전망..."정책 여력 위해 재정 아껴야"

2021년에도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기 위한 지속적인 재정 확장과 유동성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새해에 코로나 상황으로 불확실성과 민생의 어려움이 지속될 우려가 있어 확장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반기 중 관리대상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인 63.0%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최근 발표한 '2021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국내 경제가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나 국내외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백신 상용화 시기 등 향후 성장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다"며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기준금리는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효율적인 집행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정식 교수는 "상반기에 중에 코로나가 안정된다면 추가 재정 지출이 필요가 없기 때문에 괜찮지만, 만약 하반기에도 지속하는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재정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어 정책 수단이 없어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도 부동산 등 자산시장 버블 때문에 쓰지 못하고 재정도 못 쓰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높은 확산세가 지속되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재정을 비축하고 여력을 남겨 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저금리와 코로나로 급증한 가계부채를 비롯한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소영 교수는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신용이 상당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로 어려운 가계와 기업이 있다는 점에서 당장 조이기 어려워 새해에도 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면서 "또 비은행 금융권의 유동성도 증가했다는 점 등에서도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신용이 부실화될 위험이 있으며 자영업자 파산과 한계기업 증가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