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또 '강남 집값' 들썩…"거래 적지만 호가 올라"
김이현
kyh@kpinews.kr | 2020-12-22 16:44:00
마포·용산도 상승세 뚜렷…강남과 차이 좁히며 '상향평준화'
"전세난이 매매시장 자극… 내년에도 상승국면 이어질 것"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 진원지는 한동안 잠잠했던 '강남 3구'다. 강남 재건축에서 시작한 상승세가 마포·용산·성동구 등 주요 지역을 넘어 수도권 외곽, 지방 순으로 번졌다가 다시 강남으로 회귀한 것이다.
강남 지역 부동산 시장에선 집주인이 매물을 다시 거둬들여 호가를 올리고, 관망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집값 상승 패턴이 반복되면서 시장 안정화에 대한 기대와 달리, 상승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강남 3구 상승폭 확대…신고가 사례 빈번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3차 아파트(전용 108㎡)는 이달13일 30억2000만 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달 18일 같은 평형이 30억 원, 지난 10월 24일 27억4000만 원에 각각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 84㎡)는 지난 10일 31억2000만 원에 팔렸다. 지난달 거래가는 29억8000만 원이었다. 한 달 반 사이에 1억 원 이상씩 뛴 셈이다.
지난 7일 대치동 한보미도맨션2(전용 84㎡)도 24억5000만 원에 거래되며 종전 최고가인 24억1000만 원을 넘었다. 지난 2일에는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전용 145㎡)이 39억30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사정이 있는 급매물이 아니면, 매물을 다시 회수하거나 호가를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경우 리센츠 전용 84㎡가 23억2000만 원(이달 3일·신고가), 21억7000만 원(4일), 21억4000만 원(12일), 21억5000만 원(15일)에 각각 거래됐다. 전용 59㎡도 이달 12일 18억8000만 원에 팔리며 종전 최고가인 18억 원보다 8000만 원 올랐다. 잠실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리센츠뿐 아니라 주변 단지인 엘스, 트리지움도 동일하게 5000만~1억 원씩은 올랐다"며 "매물은 꽤 있는데 아직 거래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11월까지 보합세였던 강남 3구는 최근 상승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거래는 줄어들었지만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세 품귀현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있는 외곽지역의 집값까지 일제히 상승하면서 서울 전역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노도강 등 중저가 단지서도 상승세 뚜렷
마포구 공덕동 공덕2 삼성래미안(전용 84㎡)은 지난 9일 13억7000만 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1단지(전용 84㎡)는 이달 14일 17억4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재건축 속도를 내고 있는 용산구 이촌동 한강삼익아파트(전용 145㎡)도 이달 1일 24억2000만 원에 계약서를 새로 썼다.
올해 서울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노원구의 경우, 중계동 건영3차(전용 84㎡)가 이달 3일 12억1800만 원에 계약됐다. 올 초 8억 원 후반에서 점차 오르다 이달 1일(12억 원)에 이어 최고가 경신 사례다. 같은 평형의 하계동 극동아파트와 학여울청구아파트도 각각 8억5500만 원(12일), 8억5000만 원(10일)에 거래됐다. 이들 아파트는 올 초 6억 원대 초반이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난이 매매시장을 자극하자 서울 중저가 지역의 집값이 올랐고, 강남과 차이가 좁혀지면서 덩달아 '상향평준화'가 된다는 것이다. 또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규제가 가해지면서 오히려 서울로 실수요나 투자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서울 전지역 집값 상향평준화…"내년에도 상승 국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집값이 뛰고, 지방으로 번졌다가 다시 중심축인 서울로 돌아오는 상황은 이전에도 많았다"며 "다른 주요 지역까지 다 규제지역이 되자 투자수요가 서울로 몰리고, 실수요자들은 더 불안해하면서 무리하게 시장 매물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올해 강세 지역들은 강남권과 집값 격차가 좁아졌다"며 "강남이 저렴한 게 아닌데도, 상대적으로 싸고 자산가치가 높은 것을 비교해보면 저렴해보이는 효과를 주니 수요자들은 강남에 전세를 끼고 매입할지 비강남권을 살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값은 최근 3년간 상승흐름이었지만 기존의 추가 상승 이후 내년에도 상승 국면일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전세 강세 요인이 매매시장을 자극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장 가격의 하락은 매물이 쌓이고 소진되지 않을 때 발생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가격상승으로 쏠린 현재의 군중심리에서는 무주택자의 실거주용 또는 유주택자의 똘똘한 한 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저금리와 유동성 증가가 완화될 가능성이 극히 낮은데, 적어도 내년과 내후년까지는 집값이 오를 상황"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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