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룰' 노리나…미국 행동주의 펀드 "LG 계열분리 반대"

김혜란

khr@kpinews.kr | 2020-12-15 14:22:35

화이트박스 LG그룹 이사회에 서한…LG "분사로 주주가치 제고"
공정경제 3법, 감사의원 선임시 의결권 제한…경영권 침탈 우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가 LG그룹 계열 분리에 반대를 표명하는 서신을 회사 측에 보냈다.

▲ 구광모(왼쪽)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G 고문 [LG그룹 제공]

15일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화이트박스는 LG그룹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유리한 대안이 있는데도 이사회는 가족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희생시키는 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적었다.

화이트박스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지니먼트 출신인 사이먼 왁슬리가 이끄는 펀드다. 지난 3년간 ㈜LG의 지분 평균 1%를 보유했으며 현재 기준 0.6%를 보유 중이다.

화이트박스는 "인적 분할로 LG의 현재 순자산 가치의 2%가량이 빠져나가며 LG전자의 현금 1조8000억 원 중 9%가 쪼개질 것"이라며 "이런 자산을 주주들에게 직접 분배하는 대안이 더 많은 주주 환원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반응은 국회의 '공정경제 3법' 통과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고 업계는 보고있다.

국회는 지난 9일 본회의를 열고 공정경제 3법을 통과시켰다.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상장회사는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을 이사와 별도 선출하고, 이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모든 주주의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LG에서는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LG 고문이 각각 15.95%, 7.72%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이 각각 3%로 제한된다. 이때 해외 헤지펀드가 이른바 '3%룰'을 활용,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지분 쪼개기에 나설 경우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이번 상법 개정으로 상장사 주주의 경우 지분을 6개월간 0.5%만 보유하고 있어도 자회사 이사에 대해 즉각 소송을 걸 수 있다. 화이트박스가 ㈜LG 계열사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화이트박스는 또 "동종업계에서 최고의 기업지배구조라는 평판을 가진 '한국의 신사(gentleman of Korea)' LG가 소액 주주보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은 '한국 디스카운트(Korean Discount)'가 지속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계열분리 결정이 구본준 고문이 다른 가족들처럼 자신의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데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화이트박스의 우려에 대해 LG그룹은 "이번 분사로 그룹의 역량을 전자, 화학, 통신 등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주주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분할이 완료되고 성장 전략이 더 구체화하면 디스카운트 이슈가 개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LG상사와 LG하우시스·실리콘웍스 등 5개 사 중심의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기존 지주사인 ㈜LG와 신규 지주회사가 내년 5월부터 독립경영에 들어간 뒤 곧바로 LG그룹과 구본준 고문과의 계열 분리를 추진하는 계획을 결의했다.

FT는 "한국 재벌들 사이에서는 창업자나 회장이 숨진 뒤 자식들을 위해 일부 계열사를 분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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