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선물한도 상향, 유통街 '가뭄에 단비' 될까
황두현
hdh@kpinews.kr | 2020-09-09 17:54:14
유통가, '비대면 명절' 고가선물 수요 기대…이마트, 프리미엄군 매출↑
업계 "명절 선물세트 수개월 전 구성, 신제품 출시 어려워"...뒷북 정책 '시큰둥'
청탁금지법 선물 한도 상향에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법적 한도가 올라감에 따라 가격 조절이나 상품 재구성을 통해 소비자를 공략할 방침이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명절 선물세트는 수개월 전부터 상품구성을 준비하기 때문에 대대적인 신상품 출시나 프로모션은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10일부터 추석 연휴 기간인 다음달 4일까지 청탁금지법상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을 기존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에 각 유통채널은 프리미엄 상품군 가격 및 구성 조절에 나섰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선물 주고받기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언택트' 업종이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대면 채널인 홈쇼핑업계는 온라인몰을 통해 프리미엄 상품군을 확대한다.
CJ오쇼핑이 운영하는 Cjmall(CJ몰)에서는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확대하고 20만 원 미만의 상품군도 늘릴 방침이다.
지역 특산물 굴비 세트를 19만9000원에 맞추고, 과일 15종을 담은 프리미엄 박스도 10만 원대 후반으로 설정했다. 미국산 꽃갈비와 호주산 양갈비 세트 등 이색 상품도 준비했다. 홈쇼핑 방송에서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상품인 정관장 홍삼 세트 등의 판매도 늘린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추석 선물 특집전에서 프리미엄 신선 식품 선물세트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선물 한도 상향 대상이 농축수산물에 한정되는 만큼, 해당 상품 구성이 상대적으로 많은 NS홈쇼핑도 제품 기획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기존의 프리미엄 제품을 소분하는 등의 구성을 통해 상품기획전 등에서 판매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등 대형 유통채널도 20만 원이 넘는 고가 상품의 가격 조정을 통해 대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테면 20만 원대 상품을 10만 원대 후반으로 낮춰서 판매하는 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8일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달 1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농축수산 선물의 상한액을 기존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농산물과 농축수산 가공품까지 포함된다. 한우·생선·과일·꽃 외에도 농수산물을 원재료의 50% 이상 사용한 제품인 홍삼, 젓갈, 김치 등이 해당한다.
이에 따라 유통가에서는 10만 원 이상의 고가 상품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처음 시행되었을 때 선물 한도 이하의 상품이 잘 팔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도 한우나 굴비 세트 등 고급 상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 추석은 코로나19로 고향을 방문하지 않는 '비대면 명절'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가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 선물을 직접 전달하는 대신 예전보다 더 값비싼 상품을 나누고자 하는 심리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대비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20% 늘렸다. 멸치, 곶감 등 지역 선물세트를 비롯해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고기 세트 등을 10~20만 원대에 선보인다.
이마트의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 대상 중 10~20만 원 상품군의 비율은 전년 대비 57%가량 늘었다. 특히 고가 한우 세트 매출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올 추석은 비대면 명절이 될 것으로 예상해 고가 상품의 물량을 확대했다"며 "본격적인 개인 선물 수요가 발생하는 본 판매 기간 동안 한우 매출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갑작스레 선물 한도 상향이 결정된 만큼 대대적인 프로모션이나 신제품 출시는 힘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통상 추석 선물 세트는 몇 달 전부터 기획되고, 구성 상품이나 용기 제작 등에 시간이 필요해서다.
유통사 한 관계자는 "신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포장 용기도 새로 주문 및 조립해야 하고, 구성식품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당장 뭔가를 준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KPI뉴스 / 황두현 기자 h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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