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 단지에 편의점 7개…점주들 "과밀출점 멈춰야"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8-12 16:16:44

편의점 가맹점주들, 기자회견 열고 "자율규약 준수" 촉구
CU가맹점주협의회장 "공정위·여당, 근본 대책 마련해야"
2208세대 단지에 편의점 7개…이마트24, 50m 제한 위반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이마트24 등 편의점 본사를 향해 과밀출점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는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촉구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CU가맹점주협의회, 한국세븐일레븐가맹점주협의회는 12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편의점 본사들은 스스로 만든 자율규약 준수하고 과밀출점 지양하라"고 밝혔다.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편의점 본사들은 '근거리출점 자제를 위한 자율규약'을 공정위의 승인을 받아 2018년 12월 선포했다. 자율규약은 지역별 담배소매인 지정거리(50~100m)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점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CU가맹점주협의회, 한국세븐일레븐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자율규약 유명무실 담배거리 확대하라', '자율규약 나 몰라라 공정위는 어디 있나' 등 피켓을 들고 12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남경식 기자]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자율규약이 1년 만에 유명무실해졌다고 주장했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장은 "편의점 가맹본부들은 경쟁적 출점으로 자율규약까지 위반하며 출점을 강행하고 있다"며 "공정위와 여당은 허울뿐인 자율규약을 승인한 부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맹점주들은 자율규약을 위반한 대표 사례로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를 지목했다. 2208세대 규모인 킨텍스 윈시티 아파트단지에는 이마트24 3개, GS25 2개, CU 1개, 세븐일레븐 1개 등 편의점 총 7개가 들어선 상태다.

특히 이 중 이마트24 점포 1곳은 담배소매인 지정 신청이 반려됐는데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24는 고양시의 담배소매인 지정 제한거리인 50m를 준수한다고 판단해 신규 점포를 출점했지만, 지자체의 측정 결과 인근 CU 매장까지 거리는 49.45m였다.

해당 CU 매장을 운영 중인 점주는 "편의점산업협회는 이마트24에 점포 철수를 권고했으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공정위는 '업계 자율'이라며 무책임하게 모른다고 답변했다"고 호소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 가맹 경영주가 담배 거리 측정과 관련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건으로 소송결과 확인 후 판단해야 될 사안"이라며 "다만 앞으로 이와 같은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정밀한 검토 후 출점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과밀출점이 비단 이마트24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상훈 한국세븐일레븐가맹점주협의회장은 "편의점 과밀출점은 최근 몇 년간 계속된 문제"라며 "이마트24가 공격적인 출점을 이어가니 다른 편의점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 점포는 지난해 6월 4만673개에서 올해 6월 4만3695개로 1년 만에 3022곳 늘었다. 전국 편의점이 4만 개를 넘어서며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무색한 상황이다.

편의점 숫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본사 매출은 증가하지만, 가맹점 매출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GS25와 CU 가맹본부는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각각 4.7%, 2.9%였다. 반면 GS25와 CU 가맹점의 지난해 평균 매출 성장률은 각각 -1.0%, -0.5%였다.

박승미 가맹거래사는 "편의점은 본사와 가맹점이 배분율에 따라 수익을 나누는 구조"라며 "일매출 80만 원이 본사의 손익분기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점주는 일매출이 120만 원이어도 손해를 보는 구조라, 이 간극 때문에 본사는 좀 더 출점하려고 하고 점주들은 저매출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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