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2년 후 5% 인상, 4년 후 폭등 우려 현실화하나
강혜영
khy@kpinews.kr | 2020-07-30 13:45:47
세입자 4년까지 거주 가능…집주인이 연장불가 통보해도 보장
임대차 3법 중 전월세신고제는 내달 4일 국회 본회의 통과 전망
'임대차 3법'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관보에 실리면 즉시 시행된다.
임대차 3법 중 전월세신고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은 다음 달 4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전월세신고제는 내년 6월 시행된다. 임대차 3법이 본격 시행되면 전월세 시장은 지금과 크게 달라진다.
세입자 4년까지 거주 보장…기존 계약자도 적용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 세입자는 기존 2년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2+2년'을 보장받게 된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4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존 세입자도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신규계약뿐 아니라 법 시행 시점에 유지되고 있는 기존 계약에도 소급 적용된다.
최근 집주인이 계약 만료 6개월 전이 됐다는 이유로 계약 연장 불가를 선언해도 효력이 없다. 현행법에서 1~6개월 전 계약 만료를 통보하게 하는 조항은 묵시적 계약 갱신이 되지 않는 조건을 설명할 뿐, 계약갱신청구권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세입자는 임대차 3법 시행 후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된다. 단, 계약 만료 1개월 전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미 4년 이상 임대차 계약을 연장했을 경우에도 법 시행 후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전에 계약을 몇 번 갱신했는지 상관없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한차례 쓸 수 있다.
계약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예외도 존재한다. 집주인이 계약 해지 통보를 하고 법 시행 전 다른 세입자와 계약한 경우 기존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없다.
또 집주인이 전월세를 놨던 집에 직접 들어가서 살겠다고 하거나 직계존속·비속이 집에 실거주할 경우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만약 집주인이 실거주하지 않는데도 세입자를 내보낸 뒤 갱신으로 계약이 유지됐을 기간 안에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 기존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2+2 기간 내 갱신 시 임대료 5% 상한…4년 뒤 전세 폭등 우려
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리는데도 제한이 생긴다. '2+2년' 기간 동안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를 5% 이상 올릴 수 없게 된다. 인상률은 지자체에서 더 낮게 설정할 수도 있다.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바꿀 때도 5% 임대료 상한이 적용된다.
집주인이 법 통과 이전에 미리 임대료를 대폭 올리는 갱신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기존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면 구제받을 수 있다. 갱신임대료에서 5% 인상분을 뺀 나머지 금액은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4년 임대기간을 다 채우고 새로운 세입자를 구한 경우나 기존 세입자가 '2+2년' 기간이 지나고 신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임대료 규제를 하지 않는다.
법무부 관계자는 "'2+2년' 기간 안에 계약을 갱신할 때 5% 상한이 적용되는 것으로 기존 세입자의 경우에도 이 기간이 지나면 5%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4년마다 임대료 폭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세 가격의 상승을 4년 뒤로 이연시키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2년마다 전세금이 오를 때는 전세를 산 지 2년 차부터 전세금 걱정을 하겠지만, 앞으로는 4년 차에 들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고 그만큼 전세금 인상 폭에 대한 체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세 매물이 월세로 바뀌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임차인의 보호되는 것은 맞다"면서도 "전세가가 급등할 때 이런 장치를 만들면 가격에 기름을 붓는 듯한 효과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도에 실거주 등 예외 조건이 있기 때문에 임대인 입장에서는 꼼수를 써서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면서 "동시에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가속화되고 전세는 물량이 계속 줄어 전세 소멸이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고제는 내년 6월 시행..."임대·임차인간 다툼 발생할수도"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에 담긴 전월세신고제는 계약 1개월 이내에 계약 내용을 지자체에 신고하게 하는 내용으로, 세입자는 전입신고를 하는 것으로 신고를 갈음할 수 있다. 임대차 신고 관리와 데이터베이스 검증 등 시스템 구축을 위해 내년 6월부터 시행된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려면 전월세신고제를 통한 시장 양성화가 선행돼야 하므로 두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설명자료를 내고 "임대차신고제는 임대차 실거래 정보를 취합해 시의성 있는 시세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로,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 신고제의 시행 시기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전월세 신고제는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임차인들이 실제 거래되는 가격수준 파악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도입되는 것"이라며 "지금도 전수 공개가 안 된 것뿐 이는 어느 정도 공개돼 있기 때문에 다른 제도들과 시행시기가 달라도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직전 임대료가 얼마인지 등 신고된 것이 없기 때문에 임대임과 임차인 간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임대인들이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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