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에 '엎치락' 코로나로 '뒤치락'…금융지주의 엇갈린 희비

강혜영

khy@kpinews.kr | 2020-07-28 10:29:25

2분기 순익 KB 9818억·신한 8732억·하나 6876억·우리 1423억
신한, DLS·라임 사태 관련 충당금 등으로 KB에 1위 자리 뺏겨
4대 금융지주 모두 순이자마진 하락…당분간 내림세 지속할 듯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4대 금융지주의 실적 순위가 바뀌었다. 

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은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라임자산운용 펀드 등 문제가 된 상품을 대거 판매하면서 2분기에 관련 충당금을 적립하느라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사모펀드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KB금융은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 국내 4대 금융지주 로고 [각사 제공]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KB금융 9818억 원, 신한금융 8732억 원, 하나금융 6876억 원, 우리금융 1423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이익은 신한(3조4035억 원), KB(3조3118억 원), 하나(2조4084억 원), 우리(1조9041억 원) 순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KB가 1위로 올라섰다.

이번 분기 실적에는 펀드 사태 관련 비용에 대한 충당금이 대규모로 반영되면서 주된 변수로 작용했다.

신한금융은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가 약 3800억 원어치 판매한 DLS 펀드 관련해 2분기에 충당금을 1248억 원 적립했다. 라임펀드 판매액의 3분의 1 수준인 769억 원도 영업외비용에 반영됐다. 펀드 사태와 관련해서만 총 2017억 원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여기에다가 코로나19 금융지원 성격의 대출 관련 미래 부실 위험과 관련한 충당금도 1850억 원 쌓았다.

우리금융은 2분기에 DLS·라임 등 사모펀드 관련 비용 충당금 1600억 원, 코로나19 대출 등과 관련된 '미래 전망' 충당금 2375억 원 등 총 3356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하나금융도 사모펀드 관련 준비금 1185억 원 등 2분기에 총 4322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아 뒀다.

이에 비해 KB금융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건전성이 나빠질 경우를 대비한 충당금 2060억 원만 적립했다.

충당금 이외에도 2분기에 '동학개미운동' 등과 함께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계열 증권사의 이익도 실적에 변수로 작용했다.

하나금융은 하나금융투자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상반기 순이익(1조3446억) 기준으로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특히 하나금융투자는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12.9% 증가한 1725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4대 금융지주 전체 2분기 실적은 2조6849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코로나19의 장기화,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 확보에도 다소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4대 금융지주 모두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하락했다.

NIM은 금융사들의 자산 운용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눠 산출되며 금융사들의 수익 능력을 나타낸다. 

2분기 각 금융지주의 NIM은 KB금융 1.74%, 신한금융 1.81%, 하나금융 1.62%, 우리금융 1.58%로 나타났다. 전분기 대비 각 10bp(1bp=0.10%포인트), 5bp, 0bp, 5bp 하락한 수치다. 

금융권의 NIM 하락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인데다가 안심 전환 대출 취급 등의 영향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와 같은 경기 상황 악화 속에서 주요 금융 기업 실적마저 나빠지면서 금융 건전성 우려가 나왔다면 문제일 텐데 4대 금융지주가 어느 정도 영업 이익을 낸 것 자체만으로도 금융 시장 불안정성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코로나 등으로 인해 경기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금융사들의 이익은 줄고 있고 일반 기업들의 실적 저조와 채무 불이행 문제 등으로 향후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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