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대체부지 찾아라"… 정부, 태릉골프장 택지조성 검토
김이현
kyh@kpinews.kr | 2020-07-20 18:04:28
태릉골프장 부지 활용 거론…"계획없다"던 국방부도 선회
"자투리땅 끌어도 공급 효과 제한적…재건축 완화 등 고려"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벨트 해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문 대통령은 20일 "미래 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7·10 대책 발표이후 주택공급확대를 위한 비책으로 논의되던 '그린벨트 해제'카드가 사라지자 택지를 최대한 발굴·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서울 내 공기업 등 공공기관 소유 부지 중 공공택지로 전환 가능하거나 소규모라도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은 모두 긁어모으겠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 소유 태릉골프장 부지를 활용을 놓고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고밀도개발을 위한 규제개선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도심유휴부지 및 국가시설 활용한 신규택지 추가발굴 △공공재개발·재건축 공급 확대 △도심 내 공실 상가·오피스 활용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관계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실회의를 열고 공급 대책을 논의했다.
태릉골프장 부지 활용 검토…신규 택지 확보 '주력'
국방부는 그동안 태릉골프장 부지의 주택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문 대통령이 이날 그린벨트를 통한 주택 공급 대신 태릉골프장 등 국공립시설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을 거론하자 "종합적으로 논의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정부는 서울 남태령,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의 일부 군 시설에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1300가구 상당의 공공주택을 짓기로 하는 등 신규 택지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태릉골프장은 국군복지단이 관리하는 시설이다. 18홀 규모의 이 골프장 부지는 약 25만평(82만6446㎡)으로 약 2만 가구를 수용할 정도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도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3기 신도시의 주거지역 용적률은 180~200%인데, 수도권 택지의 법정 상한 용적률은 220%로 최대 40%p가량 용적률을 더 높일 여지가 있다. 이 경우 공급 물량은 기존 17만3000가구에서 추가로 5만가구 더 늘어날 수 있다.
공공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상향 거론
공공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공공재개발을 발표한 데 이어 7·10 대책에서 재건축을 추가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이 재개발 사업에 참여해 속도를 내고 용적률 등 규제를 완화해주는 대신 조합원분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의 50% 이상을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것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공공재개발과 관련해 연내 시범 사업지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고밀 개발을 위한 도시계획 규제 개선과 도심 내 공실 상가·오피스 등 활용 등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개화(37만9683㎡), 구로(25만3224㎡), 창동(18만1819㎡), 수색(17만2000㎡) 등 서울시 유휴철도부지 활용 방안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도심 내 주택 공급을 원하는 수요층을 만족시킬 만한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의미한 공급 물량 안 나와"…일각에선 규제 완화 거론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옥죄는 규제가 산적한 상황"이라며 "서울 공급 확대를 위해 관련법을 개정하고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대통령이 밝힌 태릉 골프장 등 부지에서 공급에 속도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건축과 재개발 등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늘려야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부동산을 정치논쟁이 아닌 실수요자를 위한 수요와 공급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시가 있는 땅을 모두 갖다바치며 정부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아닌 이상, 서울에서 국공립부지를 활용하더라도 단기에 유의미한 수준의 주택물량이 공급되긴 어렵다"며 "골프장 부지도 새로 공급될 물량이 유의미한 정도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재건축과 재개발도 신경쓰겠다고 한 상황에서 최적의 방안은 그간 언급해 온 공공 재개발·재건축을 꼽을 수 있다"면서도 "수익성 등을 고려했을 때 사업성이 좋은 사업지의 경우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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