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스타 인수 포기 '초읽기'…국토부 "고민되네"
이민재
lmj@kpinews.kr | 2020-07-16 17:51:08
지원 주체 산은·금융위 등 관계부처 동의할지도 '미지수'
"제주항공, 명분 살리고 정부에 '공' 넘겨…사실상 출구전략"
제주항공이 '딜 클로징'(협상종료) 최종 시점을 다시 한번 미룬 가운데 인수합병 중재에 나선 국토교통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제주항공은 애초 제시한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16일 밝혔다.
제주항공 측은 이날 입장문에서 "정부의 중재 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계약 해제 최종 결정과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약을 해제할 권리를 갖게 됐으나, 당장 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보류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선행조건이 완료된 만큼 속히 계약완료를 위한 대화를 제주항공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던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이스타측은 1700억의 미지급금 문제에 대해서는 "주식매매계약서상 의무가 아님에도 제주항공이 추가로 요청해 성실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가 또다시 답보 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재 중인 국토부가 제주항공에 추가 지원해 인수를 유도할지 주목된다.
국토부는 지난 2월 인수금융으로 제주항공에 지원하기로 한 1700억 원 외에 추가 지원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지급금 등 이후 생긴 금융부담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
국토부는 현재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될 시 1600여 명의 대량 실직이 불가피해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양사의 인수합병 성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3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차례로 만나 인수가 원안대로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토부는 이후에도 지속해서 양측과 소통해왔다.
국토부 측은 원만한 인수합병이 진행되도록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김현미 장관은 지난 2일 대통령과 독대한 바로 다음 날 바로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을 만난 만큼 전날 독대에서 이스타항공 건을 해결하라는 당부를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렇다고 정부는 선뜻 제주항공에 지원부터 약속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인수를 확정하면 관계부처와 협력해서 회사 정상화를 위해 지원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먼저 지원안을 제시하는 건 민간기업간 인수합병 과정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제주항공 측은 이에대해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 없다"며 "계약을 해제할지 딜을 할지는 결정이 안 됐다"며 당장 인수를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설령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나서도 지원방법이 마땅치 않아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은 대기업 중심 지원이기 때문에 기안기금을 통해서 제주항공을 추가 지원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3000억 규모의 저비용항공사(LCC)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다른 프로그램을 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관계자는 "정부가 항공업계를 대상으로 한 추가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산은 역시 제주항공에 대한 추가 지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전반에 한파가 불어닥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자금 회수 등이 가능할 지에 대해 방어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점을 고려하면, 특정 정당의 정치인을 지원했다는 논란도 불거질 우려도 있다.
결과적으로 제주항공이 정부에 '공'을 넘기고 이번 인수에서 빠지는 출구전략을 모색한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국토부에 이어 고용부까지 중재에 나선 마당에 당장 인수 포기 선언을 하기엔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잠정 보류 입장을 내고 정부 측에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는 메시지를 보내 계약 해제의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제주항공은 이미 결론을 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특히 국토부의 입김으로 제주항공은 부담을 느껴 매몰차게 계약 해제 선언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국토부는 항공 운수권 배분을 맡은 주무부처로 항공사 입장에서 '절대 갑'인 셈이다.
제주항공 인수단은 "이스타 인수 건이 가진 국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므로 정부에서도 인수에 관심이 크다. 현재 상황에 대한 상호입장을 서로 협의하는 것 정도다"라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협의의 구체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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