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부품업계 "대금 지급 시차에 이달부터가 진짜 위기"

김혜란

khr@kpinews.kr | 2020-07-09 16:57:16

자동차 부품업계 수출 감소에 유동성 '빨간불'
복잡한 고용지원금 지원 절차에 "간소화 시급"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급감하며 이달부터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5월 29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7일과 9일 양일간 15개 완성차와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열린 간담회를 열어 자동차 부품업계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9일 밝혔다.

부품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4~6월 수출이 절반 수준(46.7%) 감소했다고 전했다. 수출 이후 대금이 지급되기까지 2개월의 시차가 있어 올해 6월까지는 1∼3월에 수출한 대금으로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4~6월 수출이 급감하며 이달부터 직접적인 위기에 직면했다고 호소했다.

A 업체는 올해 초부터 자체 자금을 투자해 신차의 주요 부품을 개발 완료하고 글로벌 업체에 납품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수출 물량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A 업체 관계자는 "정부 부처, 기술보증기금, 완성차업계 등 간 체결된 '자동차산업 상생협약보증프로그램'을 활용해 보증을 신청했으나 보증기관의 내규 적용으로 인해 보증서 발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15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부품업체 B 사는 5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으나 근로자 개개인이 고용유지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근로계획이 변경될 때마다 재신청해야 해 6월 지원금 신청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당국의 요구를 이행하지 않고 적발될 경우 최고경영자(CEO)가 범법자가 될 수 있어 고용지원금 신청을 주저하게 된다는 업계의 의견도 있었다.

해외에 사업장은 둔 C 사 관계자는 "미국은 고용유지지원금 신천 시 국내의 복잡한 내용 요구와 신청 절차와 달리 매출 감소, 고용유지계획 등 두 가지만 제출하면 돼 간단하다"며 "우리 제도의 개선이 시급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유동성의 위기와 경영난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연기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아울러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와 관련해 자동차 업체에 추가적인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환경부가 추진하는 안에 따라 무상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을 유상할당으로 변경하는 경우 자동차 업계에 2021~2025년 5년 간 최대 20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4월 이후 글로벌 수요급감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이제부터 현실화되는 상황"이라며 "기간산업안정기금, 상생협약보증 등 정부의 지원대책이 현장에서 적기에 차질없이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회장은 "특히 환경규제는 한시적으로라도 기존 규제를 유예해줄 필요가 있다"며 "배출권 유상할당 등 추가 규제 도입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어려움이 해소된 이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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