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과학자, 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치료 '세계 첫 성공'

김들풀

itnews@kpinews.kr | 2020-06-02 15:09:46

KAIST 출신 하버드 의대 김광수 교수,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로 뇌 이식 임상 성공
▲ 미국 하버드 의대 김광수 교수 연구팀이 파킨슨병 환자의 맞춤형 줄기세포로 만든 신경세포를 뇌에 주입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 [KAIST 제공]
 
미국 하버드대 한국인 교수 연구팀이 파킨슨병 환자의 맞춤형 줄기세포로 신경세포를 만들어 치료에 처음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은 2일 "미국 하버드 의대 맥린병원의 김광수 분자신경생물학실험실 소장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피부세포를 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시킨 뒤 도파민 신경세포로 만들어 환자 뇌 속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환자를 치료했다"고 밝혔다.

하버드 의대 맥린병원(McLean Hospital, Harvard Medical School) 분자신경생물학 실험실 소장 김광수 교수는 KAIST 대학원 석·박사 출신으로, 신경과학과 줄기세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김 교수는 환자 피부세포를 변형,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생성케 한 후 이를 파킨슨병 환자 뇌 깊숙이 주입 시킨 결과, 환자가 면역체계 거부반응 없이 구두끈을 다시 묶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영과 자전거를 탈 정도의 운동능력 회복 효과를 봤다. 

연구 결과(Personalized iPSC-Derived Dopamine Progenitor Cells for Parkinson's Disease)는 5월 14일(현지시각) 세계 최고 의학분야 저널인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 IF=70)에 실렸다.

▲ 맞춤형 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법 모식도. [KAIST 제공]

이 파킨슨병 환자의 임상 치료 성공 소식은 뉴욕타임스, 로이터, 뉴스위크, 사이언스데일리, USNEWS 등 전 세계 유명 일간지를 통해 일제히 보도돼 큰 주목을 받았다.

영화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 전 세계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와 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유명 인사들이 투병한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3대 만성 퇴행성 뇌 신경계 질환으로 꼽히는데 그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만 11만 명에 달하는 환자가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600만~1000만 명에 달한다.

이 병의 발병 원인은 뇌에서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하기 때문이다. 근육 떨림, 느린 움직임, 신체 경직, 보행 및 언어 장애 등 증상을 가진다.

김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환자의 피부세포를 도파민 신경세포로 만드는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로 파킨슨병 환자를 임상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파킨슨병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 체세포를 안정적으로 줄기세포로 전환한 뒤 이를 다시 도파민 세포로 분화시킨 후 뇌에 이식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고효율로 진행돼야 하며 유해성이나 부작용이 없어야만 가능하다.

김광수 교수 연구팀은 2009년과 2011년에 각각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 세포로부터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제작하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해 파킨슨병 동물 모델에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Cell Stem Cell 2009a;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2011).

연구팀은 또 도파민 신경 분화 메커니즘을 밝혀 줄기세포를 효율적으로 분화하는 원리를 제시했다(Cell Sem Cell, 2009b). 이와 함께 2017년에는 역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사 변화 메커니즘 규명을 통해 임상 적용이 가능한 새로운 역분화 기술을 개발했다.(Nature Cell Biology, 2017).

또 그간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된 도파민 신경세포를 파킨슨 동물 모델에 이식했을 때 암세포 등 부작용 없이 파킨슨 증상이 현저하게 호전되는 것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2020).

김 교수는 20여 년간 연구해온 기술을 활용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받고 FDA 요청으로 2017년과 2018년 2차례에 걸쳐 69세 파킨슨병 환자에게 도파민 신경세포를 면역체계 거부반응 없이 작용토록 세계 최초로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이후 2년 동안 PET, MRI 영상 등 후속 테스트를 마친 후, 올 5월 임상 치료에 성공한 것이다.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조지 로페즈(George Lopez)로 의사이자 사업가이며 발명가다. 그는 맞춤형 줄기세포 신속한 연구와 파킨슨병 정복을 위해 김 교수 연구팀을 꾸준히 지원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뇌 이식 수술을 직접 집도한 의사인 매사추세츠 제너럴 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제프리 슈바이처 박사는 "매우 고무적인 임상 치료 결과"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향후 안정성과 효능성 입증을 위해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필요하며 FDA의 승인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10여 년 정도 후속 연구를 계속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맞춤형 세포치료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또 하나의 보편적인 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PI뉴스 / 김들풀 IT과학 전문기자 itnew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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