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세상] 전두환, 이번에도 반성은 없었다
정병혁
jbh@kpinews.kr | 2020-04-27 12:52:05
27일 아침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가 중절모와 마스크를 쓴 채 연희동 자택을 나섰다. 1년만에 다시 광주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서다.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터다. 현관을 나선 전 씨는 취재진을 힐끔 쳐다본 뒤 차에 탔다.
전 씨의 출석에 맞춰 5·18 관련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전두환 치욕 동상'을 법원 앞으로 옮겼다. 이 동상은 전 씨가 무릎을 꿇은 채 쇠창살에 갇혀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광화문광장에 설치되어 시민들의 발에 차이며 전 씨를 대신해 죗값을 치르는 중이다.
1년이 지나도 그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때처럼 "이거 왜 이래" 소리치진 않았지만 "왜 책임지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무런 답변 없이 법원으로 들어갔다. 흰색 소복과 검은 마스크 차림으로 전 씨 사과와 처벌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정문에서 대기하던 5·18유족들은 그를 볼 수도 없었다. 그는 후문으로 들어갔다.
치매를 앓는다면서도 호쾌한 '드라이브샷'을 날리고 지난해 12·12 쿠데타 40년 당일엔 호화 점심을 즐겼던 전 씨. 그의 호화로운 노후에 국민적 분노지수는 높아만 가는데 그는 이날도 아무 말이 없었다. "헬기 사격은 없었을 것"이라며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부인한 것 말고는.
KPI뉴스 / 정병혁 기자 jb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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