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평가 앞둔 인천공항, 올해 적자 발표…'곡소리' 미리 내기?
이민재
lmj@kpinews.kr | 2020-04-24 14:53:37
"공기업 경영평가 앞두고 '코로나로 어려우니 봐달라'는 제스처"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23일 '이상한 보도자료'를 냈다. 올해 17년 만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2분기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올 한해 적자 전망을 보도자료를 내고 발표한 건 이례적이다. 공기업 경영평가를 앞두고 '곡소리 미리 내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사의 올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8823억 원 감소(-102%)한 -163억 원을 기록해 2003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천공항의 일평균 여객이 전년대비 97.3% 가량 급격히 감소, 개항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항공수요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올해는 당기순이익 적자를 전망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1분기 실적 발표나 상반기 실적 예측도 아닌 '1년치 실적 전망'을 상반기도 채 끝나지 않은 4월에 내놨다는 점에서 발표 내용과 시기가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1년치 실적 전망을 4월에 내놓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1분기를 마무리한 시점이니 발표가 된다면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것이 더 개연성이 있지만 정작 1분기 실적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기적으로 지금 나오기에는 엉뚱한 발표다"라면서 "공기업은 경영평가를 앞두고 '코로나19로 경영성과지표가 안 좋다. 좀 봐달라'는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공기업의 경우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기관장과 임직원의 연봉 등이 좌우되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1분기 실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이유는, 1분기 실적만 놓고 볼 경우 현재의 경영 악화 상황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여객이 본격적으로 급감하기 전인 1~2월이 포함돼 현재의 경영 악화 상황이 1분기에는 표현되지 않을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경영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공항 측은 "4월 현재 경영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라면서 "며칠에 걸쳐서 계량평가, 사업평가 등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측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와 여행업계 등이 어려운 가운데 공항공사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는 말을 한 것이다"라며 "면세점 임대료 등을 둘러싸고 '임대료 인하를 안해준다' '나쁜 임대인이다'라는 공격을 많이 받아. 우리도 어려운 상황임을 전달하려고 했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우고 이에 대한 평균값을 내서 전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세부 내용은 외부에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앞으로의 업황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시나리오를 가지고 평균값을 내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천공항은 주기료 및 시설이용료 면제 등 최근 항공업계 지원 이슈와 관련해 정부방침에 떠 밀리듯 했다. 그렇다고 망할 리 없는 공기업의 '몸 사리기'가 심하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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