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용충전소에 SM3 전기차가…왜?
김혜란
khr@kpinews.kr | 2020-04-14 10:40:18
"테슬라 소비자부담증가" vs "충전소 부족, 어쩔 수 없어"
부산에 사는 테슬라 모델3 차주인 A 씨는 지난 12일 기장 아난티코브에 설치된 테슬라 전용 완속충전소(데스티네이션 차저)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충전기 3개 중 2대를 르노삼성의 전기차인 SM3 Z.E.가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중 한 차는 충전까지 하고 있었다.
SM3 Z.E. 차주들이 테슬라 전용충전소를 사용하는 '무임승차(?)'가 자주 발생하면서 테슬라 고객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실제로 전기차 카페 등을 보면 "서울 이마트 테슬라 전용충전소에 SM3 전기차가 출몰했다"등의 후기가 종종 있다.
'SM3 무임승차'는 테슬라코리아가 2017년 한국 진출 초기에 공급한 유럽형 포트로 인해 불거진 문제다. SM3 Z.E.의 충전 커넥터는AC 3상에 해당하는데, 이는 테슬라의 유럽형 포트와 충전기 모양이 같다.
현재 국내에서 상용되는 전기차 충전 커넥터는 △DC콤보 △DC차데모(CHAdeMO) △AC 3상(유럽형 테슬라 포트) △테슬라 전용포트(북미형) 등으로 나뉜다.
테슬라는 슈퍼차저(고속충전소)와 데스티네이션차저(완속충전소) 등 전세계적인 고유 충전인프라를 구축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이러한 시설에 대한 과금체계(주차비 제외)가 없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환경부와 한국전력은 현재 유료 충전소를 운영 중이다.
결국 SM3 Z.E 차주들도 테슬라 전용충전소를 이용하며 별다른 비용을 내지 않았다는 건데, 이런 경우 테슬라코리아 입장에선 비용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또 당장 차주들이 지불하는 비용은 없더라도 테슬라의 사업 비용이 증가하면, 그 비용은 테슬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에는 워낙 전기차 충전 시설이 부족해 브랜드 고립주의가 아닌 '공유'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면서 "SM3 Z.E 차주 입장에서도 (테슬라 충전소 사용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충전시설의 소유권은 기장아난티코브에 있다. 테슬라코리아 역시 이런 이유로 '테슬라 전용' 원칙을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충전시설을 갖춘 업장 역시 이렇다 할 제재 방안을 갖추고 있지는 않았다.
기장아난티코브 측은 "다른 일반 전기차 충전기도 갖추고 있다"며 "SM3 같은 경우 일반 충전시설을 사용하도록 안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수이마트는 "우리는 공간만 내준 거지 설치 및 관리를 테슬라코리아가 하고 있기 때문에 타 브랜드의 사용을 따로 막거나 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테슬라코리아는 한국에 설치했던 유럽형 포트를 북미형으로 바꾸고 있어 타사 브랜드와의 호환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워낙에 설치 대수가 많아 조속한 해결은 불가능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말로만 '미래카'를 외칠 게 아니라 완속·급속 충전소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며 "르노삼성도 현대차나 테슬라처럼 충전소 설치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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