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美도 감산해야"…트럼프 "수입원유 관세 부과 가능"

이민재

lmj@kpinews.kr | 2020-04-06 11:28:10

이라크·UAE "미국 비롯해 모든 산유국 동참 필요"
OPEC+ 회의 연기…WTI 9.2% ↓ 브렌트유는 8.7% ↓
KTB투자증권 "당분간 저유가 해소 쉽지 않을 것"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증산 경쟁으로 인한 유가 폭락을 막기 위해 미국도 감산 합의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메르 알갑반 이라크 석유장관은 산유국 사이에서 감산 합의가 새롭게 성사된다면 미국도 동참해야 한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석유부 대변인실에 따르면 알갑반 장관은 이날 "새 감산 합의는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밖에 있는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같은 주요 산유국도 지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알갑반 장관이 OPEC+ 소속 일부 산유국 석유장관 혹은 에너지장관과 전화 통화한 뒤 새로운 감산 합의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수하일 마즈루에이 에너지부 장관도 모든 산유국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마즈루에이 장관은 "OPEC+뿐 아니라 모든 산유국의 조화롭고 일치된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감산 합의가 성사된다면 모든 산유국이 원유 시장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신속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미국 석유업계는 가격 안정을 위한 감산에 동참해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미국 석유협회(API)는 산업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석유가스산업 총괄기구 격인 텍사스 철도위원회(TRC) 위원 중 일부는 감산 동참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TRC 회의는 오는 14일 개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원유에 대한 관세 부과안까지 가능하다고 밝힌 상황이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저유가로 미국의 에너지 업계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수입 원유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산에 동참하기보다는 OPEC+를 압박하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담반(TF)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 뉴시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가전쟁'을 벌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사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감산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 전쟁 중재자로 나선 건 미국 셰일오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째 접어들며 미국 내 석유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유가 전쟁까지 벌어지자 미국 셰일오일 업계에선 경영진 교체와 파산,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는 상황이다.

CNBC 등에 따르면 OPEC+는 애초 6일 긴급 화상회의를 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9일로 미뤄졌다.

중동 매체 '미들이스트모니터'는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그 동맹국들로 이뤄진 OPEC+가 세계 석유 시장을 긴급히 안정화시켜야한다는 압력으로 인해 지연이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유라시아그룹 컨설턴트 아이함 카멜은 CNBC에 "OPEC+ 협상이 결렬되면 WTI(미국 서부텍사스원유) 가격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수입 금지나 비(非)미국 사업자에 대한 관세 부과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사우디아바리바와 러시아를 두 축으로 한 '석유수출기구 플러스(OPEC+)'가 오는 6일로 예정된 긴급 화상회의를 연기하자 원유 생산량 감소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CNBC에 따르면 WTI는 5일(현지시간) 야간거래(overnight trading·시간 외 거래)에서 유가가 9.2% 하락한 배럴당 25.72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8.7% 떨어진 31.15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CNBC는 유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생산자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모종의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도 소개했다. 그러나 수요 불안 때문에 유가가 급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KTB투자증권은 "수요 충격 현실화 속 글로벌 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1000만bpd 감산이 필요하며 이번 주 OPEC+ 회의에서 충분한 감산 합의에 도달한다면 유가는 30불대 안착할 가능성이 높으나 당분간 저유가 해소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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