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유통1번지 명동, 코로나19에 '하얀 코끼리' 전락

남경식

ngs@kpinews.kr | 2020-03-24 17:34:29

에이랜드·아리따움 라이브, 3월 들어 폐점
네이처리퍼블릭·에뛰드하우스 등 임시 휴업 매장 증가
신성통상 '지오지아', 월임대료도 못벌어
"사드 때보다 심각"…유동인구 80% 급감

국내 뷰티·패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명동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명동에 위치한 주요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하얀 코끼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하얀 코끼리는 비용은 많이 잡아먹지만 쓸모가 없는 소유물을 뜻한다.

명동은 지난해 평균 연간 평(3.3㎡)당 임대료가 약 3577만 원에 달했다. 전 세계에서 9번째로 임대료가 비쌌다. 그럼에도 중국과 일본 등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라 특히 해외 진출을 노리는 브랜드들에게는 상징적인 장소였다.

명동은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급감하며 여러 가게가 줄줄이 폐점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중국인 단체 관광객 수가 회복되는 추세였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났다.

▲ 에이랜드 명동본점에 '운영 중단' 공지가 붙어 있다. [남경식 기자]

국내 최초의 신인 디자이너 편집숍 '에이랜드'는 2006년부터 운영해 온 명동점을 최근 폐점했다. 에이랜드 측은 "모두에게 닥친 어려움으로 인하여 명동점의 운영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의 멀티 뷰티숍 '아리따움 라이브' 명동점도 지난 9일 폐점했다. 지난해 5월 오픈한 지 약 10개월 만이었다.

▲ 네이처 리퍼블릭 명동중앙점에 '일시 휴업' 안내가 붙어 있다. [남경식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업을 일시 중단하는 가게도 늘어나고 있다.

네이처 리퍼블릭 명동중앙점은 지난 13일부터 임시 휴업 중이다. 명동 유네스코길에 자리한 아이스크림 가게 등 영세한 가게 여러 곳도 '임시 휴업' 안내가 붙어있었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숍 '에뛰드하우스' 명동 5호점은 별도의 안내는 붙어있지 않았지만, 24일 오후 문이 닫힌 상태였다.

크라운파크호텔 명동, 호텔 스카이파크 명동 1~3호점, 스타즈호텔 명동2호점, 밀리오레 호텔 서울 명동 등도 최근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영업시간을 단축한 가게도 여러 곳이다. 스파오 명동점은 지난 3일부터 영업시간을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단축했다. 기존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였다.

라인프렌즈 명동 플래그십스토어는 영업시간을 기존 오전 10시~오후 11시에서 오전 11시~오후 9시로 3시간 줄였다. 메디힐의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영업시간을 기존 오전 10시~오후 10시에서 오후 1시~오후 8시로 5시간 단축했다.

일부 귀걸이 가게에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는 모습도 펼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 때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뚝 끊겼지만 이번에는 대부분의 항공편이 끊기면서 개별 관광객도 급감했다"며 "사드 사태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 서울 명동의 한 귀걸이 가게에서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판매되고 있다. [남경식 기자]

실제 인천국제공항의 일일 여객편 수는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1000대를 넘겼으나, 지난 10일에는 169대로 줄었다.

소상공인연합회 빅데이터센터의 '코로나19 사태 관련 소상공인 시장분석'에 따르면 명동이 위치한 서울 중구의 유동인구는 2월 9일 930만 명에서 같은 달 29일 200만 명으로 한 달 만에 약 79% 급감했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개 메르스 때처럼 번지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165만 명 줄고 관광수입은 4조6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관련 일자리는 7만8100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신성통상의 남성복 브랜드 '지오지아'는 명동 직영점의 월 임대료가 9000만 원 수준이지만 지난달 매출은 약 4000만 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오지아는 올해 초 명동 직영점을 약 3년 만에 다시 오픈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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